위기의 삼성전자…탈출구는 소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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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메탈 케이스를 처음 채택한 갤럭시 알파.
<삼성전자가 메탈 케이스를 처음 채택한 갤럭시 알파.>

스마트폰 등 주력제품 판매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가 소재기술 확보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메탈 케이스·퀀텀닷 등 최근 부상한 주류 기술의 핵심 경쟁력이 바로 관련 소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향후 소재 관련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소재 개발에 큰 비중을 두고 내부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소재 담당 연구원이 세트 제품 개발에 조언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상품 기획에도 관여할 정도로 역할이 확대됐다. 소재개발만 전담하는 임원급 연구원도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TV 등 삼성전자 주력 제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소재 기술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메모리 등 회로 부품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색다른 소재를 적용해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채택하기 시작한 메탈 케이스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도 소재 기술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면 상업화가 불가능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가볍고 흠집이 잘 생기지 않는 메탈 케이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갤럭시노트4를 시작으로 플래그십 모델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확대 적용한다.

내년 출시될 신제품 TV에는 퀀텀닷 소재를 본격 채택한다. 삼성전자는 5년 전부터 삼성종합기술원을 주도로 비카드뮴계 QD 소재 및 필름 제조 관련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다. 크기 조절로 다양한 색깔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문제는 기존 퀀텀닷 소재는 중금속의 일종인 카드뮴계 화합물을 쓴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인체에 무해한 비카드뮴계 퀀텀닷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비카드뮴 퀀텀닷을 생산하는 기업은 다우케미컬뿐이다.

삼성전자가 소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후방 산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는 덕산하이메탈·삼성SDI 등 소재 업체들이 손꼽히고 있으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에스에프에이·테라세미콘·비아트론·AP시스템 등 장비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대량 생산해 삼성전자 물량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고가 제품에 이어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메탈 케이스가 채택되면서 KH바텍이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브랜드 효과에 기대 스펙이 낮은 제품을 상대적으로 고가에 파는 전략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소재기술만 뒷받침 된다면 중국 등 후발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간을 좀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