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지금 모바일통장으로 ‘재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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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모바일 통장’ 도입 바람이 거세다. 30여년 금융거래의 핵심이었던 종이 통장이 스마트폰과 결합한 모바일(앱)통장으로 빠르게 대체 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모바일통장 상용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플랫폼 개발에 전격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3일 스마트금융부서 일부 인력을 TF로 꾸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모든 종이 통장을 모바일 통장으로 대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별도 외주 전문 인력을 상주시켜 화면설계와 코딩 작업 등도 병행한다.

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 자체 모바일뱅킹 이용자 270여만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통장 연계 작업을 우선 펼치고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모바일통장 발급 우선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연내 ‘모바일 통장’을 상용화한다. 경쟁 은행과 달리 현금카드의 기능들을 집적해 ‘모바일 통장 전자지갑’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로 서비스를 선보인다. 통장 지갑에는 가계부 기능과 ATM입출금 기능이 포함된다.

모바일 통장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보조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다양한 결제 기술을 통합해 새로운 전자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수십 년간 종이 통장에 익숙한 중장년층이 스마트폰 플랫폼 기반의 모바일 통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종이 통장을 모바일 통장으로 교체하려는 데에는 무엇보다 모바일뱅킹과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종이 통장 발급에 들어가는 수천억원의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고 종이 통장 거래에 드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여기에 모바일 통장이 활성화 될 경우 시중의 점포를 감축할 수 있어 비용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민주홍 우리은행 스마트채널 전략 부장은 “은행이 연간 발급하는 종이 통장만 1000만건이 넘는다”며 “이를 모바일 통장으로 대체하면 최소 수 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고객이 내는 발급수수료(2000원)도 사라져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이 추구하는 모바일 통장은 기존 종이통장 대체제가 아닌 모바일뱅킹과 융합한 다양한 전자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있다. 창구 입출금 기능 뿐 아니라 펀드, 보험 분야 등으로 모바일 통장을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근주 기업은행 스마트금융 부장은 “개발 중인 모바일 통장은 SNS 등과 연계해 기존 종이 통장이 할 수 있는 모든 기능 구현뿐만 아니라 현금카드처럼 거래 기능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석 신한은행 부장은 “모바일 통장은 일종의 전자지갑(월렛)형태로 기능이 확대될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통합해 새로운 형태의 전자금융 거래 플랫폼으로 부상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