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를 이용해 함몰된 광대뼈 구조를 제작,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성공했다.
조동우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종원 서울 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윤원수 티엔알바이오펩 박사는 공동 연구를 통해 눈을 지탱하는 안면골의 뼈가 심하게 함몰되고 복원 성장이 더딘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정상 부분과 일치하는 구조물을 3D프린터로 제작, 인체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보형물의 재료는 몸 안에서 안전하게 분해되고 뼈 재생을 촉진하는 특수 원료로서 서서히 녹으면서 실제 뼈가 자라며 바뀌게 된다.
조동우 교수 연구팀은 환자 CT 사진을 정밀 분석한 뒤 3D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재생용 구조체의 디자인을 맞춤형으로 완벽히 설계하고 재현했다. 이 과정에서 티엔알바이오펩은 인체 이식용 구조물 재료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제작에 참여했다. 환자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이 같은 수술을 받은 후 외형상으로 정상적인 눈 위치를 회복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환자 몸에서 완벽히 재생하는 기간을 1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3D프린팅을 이용한 인공기관이나 재생용 구조체 제작 연구는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활발히 진행돼 왔지만 실제 사람에게 이식한 사례는 단 몇 건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처럼 외모 향상을 위해 섬세한 형상을 요구하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수술은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월 초 진행된 이 수술 프로젝트가 1년여 후 완벽히 성공한 것으로 입증되면, 3D프린트의 의료기술 활용에 있어 핵심 관건인 맞춤형 제작 및 조직 재생을 현실화 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기존 환자의 늑골 채취와 같은 추가적 수술 요구나 수공 가공, 성형 등 전적으로 의사의 감각에 의존하던 치료방식을 탈피, 정교한 형상 복원뿐만 아니라 손상 부위를 자기 조직으로 재생시키는 맞춤형 의료행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핀 후 학계에 공식 보고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SF영화에서나 보던 상상속의 이야기인 의료용 3D프린트 기술의 상용화와 보편화가 속도를 내고, 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