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용 자기 테이프 역사 속으로···방송업계, `테이프리스`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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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업계의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영상 촬영용 자기 테이프(Tape)가 점차 사라지는 ‘테이프리스(Tapeless)’ 시대가 열렸다. 지상파·유료방송사업자가 영상 콘텐츠 편집 시간과 소요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영상 콘텐츠를 파일 형태로 저장·전송하는 디지털 레코딩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문화방송(MBC)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기 테이프를 사용했던 기존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방식을 디지털 파일 기반 녹화 방식으로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이성근 MBC 디지털기술국장은 “현재 디지털 파일 녹화 방식과 자기 테이프를 함께 사용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3월까지 100% 디지털 녹화 체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디지털 제작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자사 기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 녹화 시스템 ‘eX’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을 즉시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편집기에 전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대부분 방송사업자는 소니, 애플 등이 개발한 디지털 편집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자기 테이프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는 필수적으로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야 한다. 이미 촬영을 마친 방송 분량과 동일한 시간을 파일 변환 작업에 허비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디지털 파일 기반 녹화 체계를 도입하면 편집 시간은 물론이고 장비 구매비, 인건비, 테이프 보관 관리비 등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신용우 MBC 기술연구소장은 “지난 4년간 연구개발해 해외 고가 장비보다 최고 70%가량 저렴한 국산 디지털 방송 장비를 개발한 것”이라며 “초고화질(UHD) 방송에 적합한 디지털 녹화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사업자도 테이프리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2월 일반화질(SD) 채널을 고화질(HD)로 전환하면서 디지털 녹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체 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는 모든 영상 데이터를 디지털 파일로 저장하고 있다. 그동안 자기 테이프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저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지난 2012년 모든 권역 내 지역채널의 보도·정보 시스템에 테이프리스를 적용했다. 현재 카메라 등 촬영장비도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파일 방식이다.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는 내년 상반기 디지털 영상 데이터를 보관할 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CJ E&M은 바둑TV, 온게임넷 등 일부 채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모든 프로그램의 최종 송출본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