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전국체전 첫 입성…정식 종목 채택 기대감 커져

e스포츠가 정식 체육 종목 진입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 전국체육대회 동호인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향후 정식종목 채택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9일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95회 전국체육대회 e스포츠(동호인 종목) 개막식에서 “우리나라가 과거 아날로그 스포츠 시대에 태권도 종주국이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e스포츠 종주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회장 개회사
전병헌 회장 개회사

전 회장은 “이번 전국체육대회가 e스포츠의 가능성을 체육계에 선보이고 디지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스포츠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스포츠가 전국체육대회에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009년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단체로 승인 받은 이후 전국 11개 시도지부를 설립하는 등 e스포츠 정식 체육 종목화에 힘 써왔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e스포츠는 2007년부터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인정하는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 3년 연속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격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

전 회장은 “e스포츠 전국체전 입성은 아마추어 선수, 협회, 팬 등 모든 관계자가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e스포츠 정식 체육화 기반을 마련하는 주인공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스포츠계 흐름은 e스포츠를 당당히 한 종목로 인정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탄탄한 아마추어 생태계를 가진 만큼 (향후)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트라이더’ ‘스타크래프트2’ ‘리그오브레전드’ ‘피파3’ 등 4개 종목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 시도에서 74명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했다.

카트라이더 부산광역시 대표로 참석한 김동현 선수는 “전국체전에 지역 대표로 참가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이런 (공신력 있는) e스포츠 대회가 많아져 선수층과 e스포츠 기반이 탄탄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국체육대회를 기점으로 2015년부터 e스포츠 위상을 높이려는 시도는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e스포츠연맹(IeSF)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스포츠어코드 정식 등록(회원 가맹)을 추진한다. 스포츠어코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유도 연맹(IJF) 등 92개 국제 스포츠 연맹이 가입한 단체다.

스포츠어코드 정회원이 되면 해당 종목 위상이 높아지는 한편, 선수 처우 등 기반 확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IeSF는 올해 심사에서 대부분 가맹 조건을 충족한 만큼 내년 재심사에서 정회원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KeSPA는 협회 주최 대회를 체계화 한다. 전 회장은 “내년부터 가족e스포츠대회, 대학생 대회 등 다양한 대회를 열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활성화 시키겠다”며 “업그레이드 된 e스포츠 시스템으로 한 단계 도약해 우리나라를 e스포츠 생태계 견인차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