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이끌 한국의 메이커스]서영배 하드카피월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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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배 하드카피월드 대표는 경력은 짧지만 스타성이 강한 메이커다. 활동 초기부터 ‘웨어러블’이라는 주목도 높은 아이템을 택해 큰 관심을 받았다. 만드는 재미를 알게 된 이제는 메이커 문화 저변을 넓히는 데도 관심이 많다.

지난 8월 열린 `크리레이터 플래닛`에 참가한 서영배 대표(오른쪽)와 동료
<지난 8월 열린 `크리레이터 플래닛`에 참가한 서영배 대표(오른쪽)와 동료>

원래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인 서 대표가 본격적으로 만들기라는 하드웨어(HW) 영역에 뛰어든 건 작년 가을부터다.

서 대표는 “HW 쪽에는 지식도 없고 재주도 없었지만 아두이노(오픈소스 HW 플랫폼)를 접하다보니 원래 하던 일과 접목할 부분이 많아 여러 가지를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 도전한 작품은 뇌파로 움직이는 RC카다. 인식률이 높지 않아 금세 분해했지만, 두 번째로 만든 ‘DIY 스마트워치’가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DIY 전문 사이트 인스트럭터블즈닷컴에 제작 방법과 소스코드를 공개해 25만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다. 수 개월 간 매일 서너 통씩 문의 메일을 받고, 해외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서 대표가 운영하던 블로그 ‘하드카피월드’도 방문자가 급증하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지금도 대표라는 직함보다는 블로그 운영자로 불리기를 더 좋아한다.

최근에 연 인터넷 카페는 메이커 커뮤니티로 만들어갈 생각이다. 80여명 회원을 모았고 아두이노 기초강좌, 칩·센서 등 DIY 부품을 거래하는 메이커 전용 벼룩시장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메이커 페어 등 행사에 참가하면 아티스트들도 많이 만나는데 아두이노를 배우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함께 배우다 보면 협업할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우리나라는 메이커 문화가 해외에 비해 활발하지 못해 아두이노 가격이 비싸고 종류도 적은 편”이라며 “가지고 있는 중고 부품을 서로 교환해 쓰면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이 있으면 곧장 실천으로 옮기는 서 대표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드카피월드는 “생각을 그냥 두지 말고 밖으로 하드카피 하자”는 뜻이다. 이는 작품을 만들 때도 적용되지만 메이커 문화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적용된다. 활동 중 아쉬운 대목이 있다면 곧장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아두이노 강좌나 벼룩시장 아이디어 모두 하드카피 정신의 결과다.

웨어러블 기기 만들기에 도전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다음 작품으로 이어간다. 이번에는 스마트워치를 만들면서 느꼈던 불편을 반영해 웨어러블 전용 아두이노 보드 ‘와두이노(가칭)’를 만들기로 했다. 가속도 센서와 충전 회로를 보드 자체에 내장해 크기를 줄일 계획이다.

서 대표는 “기존 보드에 여러 모듈을 붙여 스마트워치를 만들다보니 크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웨어러블 전용 보드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중 행사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 도움을 받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이런 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만드는 재미를 더 넓게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생각만 하고 있으면 사라지지만 만들어서 공유하면 영원히 남는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