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V광고 물량, 디지털 매체로 전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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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과 인터넷 등 신흥 매체들이 기존 신문과 잡지, 라디오 광고물량을 잠식할 때도 끄떡없던 ‘미국 방송광고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인포> 미국 케이블TV 가입세대수 추이 전망(단위: 백만 세대)
 <자료: TDG>
인포> 미국 케이블TV 가입세대수 추이 전망(단위: 백만 세대) <자료: TDG>

WSJ은 3분기 전미 방송업계의 실적에서 그 신호를 감지했다. CNN과 TNT, TBS 등 최고 인기 채널을 거느리고 있는 타임워너그룹의 광고 매출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 자체가 미 방송가에선 충격이다. 꾸준함을 자랑해온 디스커버리채널도 기대에 못미친 매출을 기록했다. NBC유니버셜 채널을 보유한 컴캐스트의 광고 매출은 4.6%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2014-2015년 TV시즌의 광고물량이 이전 시즌 대비 6% 줄었다. WSJ은 이를 두고 ‘불길한 전조’(An ominous trend)라고 표현했다. 인기 프로그램에 입도선매식으로 붙던 광고도 크게 줄어,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들도 방송 시간이 임박해서야 광고주가 결정되곤 한다.

미디어 연구기관인 모펫나산손에 따르면, 케이블TV 시장의 올 성장율은 당초 예상했던 6%의 절반 수준인 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만 해도 5%로 기대됐던 공중파TV의 성장율 역시 최근 3.9%로 수정됐다.

특히 구매력이 강한 18~49세 가입자의 케이블TV 시청률은 3분기 8%나 하락했다. 케이블TV 업계의 가장 큰 걱정은 이같은 광고수익 감소가 가입자들에게 받는 수신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곧 ‘코드 커팅’이라는 가입자 감소 현상을 야기, 자칫 TV산업 전체 생태계를 붕괴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펫나산손의 대표 애널리스트인 나산손은 “그동안 건재를 과시해온 TV광고 시장에 이같은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는 것은, 온라인·디지털 매체 쪽으로의 광고비 쏠림 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보험회사인 올스테이트는 자사 TV광고비 가운데 20%를 디지털 매체 쪽으로 돌렸다. 식품회사인 몬델레즈 인터내셔날은 자사 주요 고객층인 젊은 세대들이 잘보는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으로 광고물량을 신규 책정했다.

최근 트위터와 200억 규모의 모바일 광고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세계 2위의 광고에이전트인 옴니콤은 자사 고객인 광고주들에게 10~25%의 기존 TV광고 물량을 디지털 매체 쪽으로 전환시킬 것을 강권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케이블TV 가입세대수 추이 전망(단위: 백만 세대)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