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교역 패권주의로 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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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국에서 세계에 타전된 미국과 중국 정상 간 IT관세 철폐 합의 소식이 IT제품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세계 IT제품 교역에서 절대적 비중을 가진 두 나라의 협력이기 때문이다.

두 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적용 품목 확대까지 뜻을 모아간다면 우리나라로선 나쁠 게 없다. 기존 휴대폰, 반도체는 물론이고 디스플레이, 이전지 등까지 포괄적 관세 인하 품목으로 들어간다면 우리에겐 또 다른 수요가 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중 FTA 효과와 맞물려 ITA 협정국 간 IT제품 관세 인하 또는 면제 혜택이 한국산 IT제품의 글로벌 영토를 넓혀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마냥 웃고 반길 일은 아닌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보다 IT 기술력이 앞선 미국과 가공할 만한 수요를 가진 중국이 다자간 호혜평등이란 교역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세계 IT교역의 패권을 쥐겠다는 접근법으로 나선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WTO ITA 협정국의 공통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두 나라 이익 증대에만 집중한다면 다른 참여국의 상대적 박탈감과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부 외신들은 이번 미-중 IT제품 관세철폐 합의가 다른 나라를 들러리 세우는 전초작업이 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IT제품 수출입 모두에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과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를 좋은 쪽으로 쓴다면 IT제품의 전반적 가격 인하, 보급 확대 등을 낳는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제 잇속 챙기는 쪽으로 간다면 또 다른 무역 분쟁, 협정 이탈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IT제품 교역 확대 및 관세 인하 또는 철폐 흐름은 인류 보편적 복지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한다면 미국과 중국은 이번 ITA 적용품목 확대 원칙을 전 세계 국가에 평등하고 개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