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민구 창원지방법원장 “법조계에도 IT서비스 활용 필요”

“정보통신기술(ICT)는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단순 도구나 수단이 아닙니다. ICT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ICT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인터뷰] 강민구 창원지방법원장 “법조계에도 IT서비스 활용 필요”

지난 10일 창원지방법원 본관 3층 대강당은 강민구 창원지법원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여든 법원 임직원과 일반인으로 꽉 찼다.

강 법원장은 이날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선택(부제:모바일 SNS 파도 위에서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ICT가 몰고 온 우리 생활과 사회 환경의 변화를 스마트폰 기반의 각종 첨단 기능과 서비스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 소개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유튜브를 기본으로 실시간 즐겨 사용한다는 에버노트와 마인드맵, 그리고 글로벌 최신 뉴스를 곧바로 번역해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예로 들며 “호기심과 탐구심, 열정을 갖고 ICT를 생활화하면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경험에서 얻은 내용과 간간히 섞은 센스 있는 위트, 일방 전달이 아닌 소통하고 싶은 열정이 어우러진 80분 강연은 약간의 지루함도 느낄 새 없이 끝났다. 청중은 뜨거운 박수로 그의 강연에 화답했다.

강 법원장의 이날 강연은 ‘창원지법 IT 마인드 업’ 프로그램의 10번째이자 마지막 교육과정이다.

지난 2월 창원지방법원장에 취임한 그는 가장 먼저 IT를 활용한 업무 혁신을 법원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곧바로 산업계와 법조계의 IT전문가 10명을 초빙해 강사진을 구성하고 ‘IT 마인드 업’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는 법원장 부임 이전부터 사법IT 전문가, 법조계의 IT도사로 통했다. 사법부가 1990년대 후반에 시작한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포털과 DB 구축, 전자소송제 도입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부장 판사 때는 한국정보법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애플 8비트 컴퓨터를 다뤄본 경험자이고, 한 때는 수개월치 컴퓨터 전문지를 스크랩해 자신만의 컴퓨터 정보 교재를 만들고, 사용한 이력의 소유자다. 강 법원장의 저서 ‘함께하는 법정’에는 법률과 정보화 영역을 아우르며 깊이 고민해 온 융합적 식견이 그대로 녹아있다.

사법 정보화를 선도하고, 누구보다 지식정보화 물결을 즐기는 얼리어댑터지만 그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기술이나 서비스 수준이 낮아서도 아니고, 활용할 수 있는 IT 응용 서비스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그는 “우리 사법 정보화는 세계적 수준이다. 각 분야의 응용서비스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과 각종 단체, 기관에서 이러한 IT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창원지법의 ‘IT 마인드 업’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법조계 전반에, 나아가 사회 전반에 IT 마인드 업과 활용 붐을 일으켜 보고 싶은 이유다.

강 법원장은 이를 ‘변방의 날갯짓’이라 표현했다. 작은 행동과 실천 하나가 해당 조직은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는 거대한 바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법원을 시작으로 검찰, 감사원 등 사법 연계 기관부터 방통위와 식약청까지 ‘IT 마인드 업’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강 법원장은 “어느 조직에서든 IT 마인드를 심고 확산하려면 리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후배나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ICT와 서비스 사용에 능통해 질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걱정하지 마. 내가 방법을 찾아줄게’라고 대답하며 함께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리더”라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