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퀄컴, "중국서 로열티 현실화 하겠다"

모바일 시장 포화로 성장 침체를 겪고 있는 퀄컴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받지 못하던 통신 특허관련 로열티를 받을 계획이다. 서버 시장 등 신시장도 두드리고 있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퀄컴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회의에 앞서 중국 업체들과 4세대(4G) 이동통신 특허 로열티에 관한 논의가 진척됐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말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는 “로열티는 퀄컴테크놀로지라이선스(QTL) 성장의 근간”이라며 “당장 로열티를 받고 있는 건 아니지만 중국 업체들과 이 문제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 측은 보도자료에서 중국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에서 기술 특허 관련 지속적인 수입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퀄컴이 통신기술 특허 로열티를 독과점하고 있다며 로열티 지급을 거부해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퀄컴 칩 판매와 로열티 사업간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사하는 등 업계를 후방 지원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 차이나모바일 역시 퀄컴 기술을 사용하는 기기 채택을 꺼리면서 퀄컴을 견제하고 있다.

퀄컴이 특정 국가를 거론하며 로열티 수입 확대를 발표한 이유는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날 퀄컴은 향후 5년간 매출액 성장 목표를 8~10%로 대폭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5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서 상당히 뒷걸음질쳤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형 중심으로 재편되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역시 대만 미디어텍, 중국 락칩·스프레드트럼의 중저가 사양 선호도가 올라간 데 따른 것이다. 퀄컴은 최근 몇 년간 30% 내외 매출신장률을 기록해왔지만 올해는 6.5%에 머물렀다.

서버와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언급한 것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말렌코프 CEO는 “ARM 코어프로세서 기반 서버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고 있다”며 “대형 데이터센터로부터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인텔이 점유율 98%를 장악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마이크로(AMCC)와 AMD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이 미미하다. IoT는 개화하는 시장으로, 아직 두드러지는 업체는 없다.

스테이시 라스곤 샌포드번스타인 연구원은 “퀄컴은 서버·IoT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도 밝히지 않았고 언제 개화할지도 모르는 시장”이라며 “자동차 시장만 해도 현실화 됐지만 시장 크기가 아주 작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