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정부, 러시아산 웹캠 스트리밍 사이트 폐쇄 조치

영국 정부가 개인에게 실시간으로 CCTV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러시아 웹사이트를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로그인 자격 증명이 허술한 틈을 타, 개인 동영상에 접근한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영국 당국이 나선 것이다.

영국정부, 러시아산 웹캠 스트리밍 사이트 폐쇄 조치

영국 정보보호위원회(ICO:The information commissioner’s office)에 따르면 러시아에 본사를 둔 웹캠 재생 홈페이지 운영회사가 무단으로 개인의 영상을 수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웹사이트는 영국 위릭셔 지방의 사무실과 버밍엄의 유아 수면실에 설치된 CCTV에 불법적으로 접속했다.

원래 해당 사이트는 집안이나 사무실 등에 설치한 CCTV로 회원들이 언제 어디서든 CCTV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영국 내 580여개의 CCTV뿐만 아니라 미국 내 4600개, 프랑스에 2000개의 CCTV 영상을 재생했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35만개의 웹캠이 팔린다.

크리스토퍼 그레이엄 영국 정보위원은 러시아 당국에 즉각적으로 해당 웹사이트를 폐쇄하는 데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당국은 러시아 정부가 공조하지 않을 때는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까지 나서 사이트 폐쇄를 공동 추진할 뜻을 밝혔다.

그레이엄은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웹사이트에서 재생하고 있는 콘텐츠는 불법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러시아 정부는 당장 웹사이트 폐쇄 조치를 취하는데 동조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웹사이트 회원들이 공지한 보안조치를 실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보보호위원회는 사이트 회원을 상대로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추측하기 어려운 비밀번호 설정 등 모든 회원이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연일 공지했다.

웹사이트는 운영된 지 한 달째다. 그레이엄은 “사이트는 홍콩 마카오에서 처음 시작한 것 같다”며 “호주, 캐나다를 거쳐 영국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영국정보보호위원회는 “멀리서 집안, 사무실 풍경을 감시할 수 있는 웹캠을 최근 많이 이용하는데, 이는 해커들이 노리기에 매우 좋은 먹거리”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