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95> 스포츠 아나운서의 꿈을 품다

요즘은 ‘스포츠 아나운서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스포츠 아나운서 사이에서도 ‘골프여신’으로 불리며 시청자를 사로잡는 아나운서가 있다. 바로 SBS GOLF 채널의 박서진 아나운서다. 동안인 외모와 달리 그녀는 올해로 방송 10년차인 베테랑 아나운서다. 현재는 SBS GOLF, TBS 교통방송, 한국직업방송, KTV 등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박서진 아나운서를 만나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와 꿈을 이루기 위해 했던 노력을 들어보았다.

박서진 아나운서
박서진 아나운서

“SBS GOLF 채널과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박서진입니다. 올해로 방송 10년차가 됐지만 아직도 ON AIR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의 설렘을 좋아해요.”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였어요. TV 속 아나운서들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요. 자라면서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면서 누군가가 나에게 공감할 때 짜릿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방송 중에서도 라디오를 가장 좋아해요. 청취자와 친구처럼 소통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여러 방송을 접하면서 아나운서를 향한 꿈을 키워왔어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저는 다양한 분야와 사람들, 이슈에 항상 관심을 가졌어요.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면서부터는 신문과 가장 가까이 지냈어요. 아나운서는 다양한 분야에 고루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혼자 준비하는 것이 막연해 아카데미를 다니기도 했어요. 실무와 관련된 발성 등의 스킬을 배우고 스터디를 통해 시험 준비를 했어요.

‘언론고시’라 불릴 만큼 합격하기 힘든 아나운서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박서진 아나운서.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아나운서가 된 후 그녀의 삶에 대해 물었다.

-하루 방송 스케줄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요. TBS 교통방송에서 7시부터 두 시간 수도권 소식을 전하고요. 한국직업방송에서 11시 생방을 하죠. 오후 시간에는 다양한 기업의 사내방송과 SBS GOLF, KTV, 경제채널에 나가는 의학프로그램 녹화를 해요.

-아나운서가 되고나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방송이라는 게 나만 잘한다고 해서 결과가 잘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결국 보이는 사람이 나이기에 다른 이들의 실수도 나의 실수로 받아들여야 하거든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시절엔 생각하지도 못했던 점이었어요. 처음엔 그걸 받아들이는 게 좀 힘들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사실 그동안 해 온 모든 프로그램에 애착이 가지만 가장 잊히지 않는 방송은 Y STAR에서 연예뉴스를 할 때였어요. 국민배우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을 전하며 생방송을 연속으로 했던 적이 있어요. 안타까운 소식임에도 시청자의 알 권리를 위해 그 소식을 계속 전해야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소식 자체가 충격적이기도 했고요. 어느 정도가 시청자의 알 권리인지 늘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기억에 남는 방송 실수 에피소드가 있다면.

▲10년간 데일리 생방송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실수들이 많아요. 갑작스런 소식이라 이미 앵커멘트가 끝났는데도 영상이 준비되지 않아 계속 무언가를 말해야하기도 하고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와서 다시 마이크 켜는 것을 깜빡한 적도 있어요. 다시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죠.

야구여신, 축구여신 등 스포츠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는 지망생도 늘어났다. ‘골프여신’으로 불리는 박서진 아나운서에게 직접 물었다.

-사내 방송국, YTN 스타 등을 거쳐 SBS 골프 아나운서가 됐는데, 왜 골프 채널 아나운서를 선택했나.

▲프리랜서다보니 강력한 무기가 없다면 도태되기 쉬워요.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고 누군가 대체할 수 없는 전문 분야가 있어야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죠. 그걸 찾다가 골프를 알게 됐고 이거다 생각이 들어 도전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골프대회 중계와 데일리 골프뉴스 정보매거진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또 골프레슨프로그램, 토크쇼, 여러 특집 프로그램, 공개방송 진행 등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요.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려면.

▲일단 스포츠를 좋아하는 게 기본이에요. 좋아해야 알고 싶고 알아야 잘 할 수 있으니까요. 틈틈이 스포츠와 관련된 기사들도 보고, 선수들 공부도 해야 하고, 다양한 종목의 룰, 달라지는 부분까지 놓치지 말아야 해요.

-아나운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은.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방송을 잘하기 위한 스킬이나 재능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봐요. 화면에 나오는 얼굴은 하나지만 사실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여러 사람들과의 협업은 빠질 수 없거든요. 혼자서는 절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어요. 그래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는 마냥 화려하기만 한 직업은 아니에요. 아나운서를 준비한다면 이 일이 정말 누구보다 간절한지, 왜 하고 싶은지 꼭 스스로에게 물었으면 좋겠어요. 목적이 분명해야 일을 하며 겪는 다양한 상황들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어요.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10년 후에도 방송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프리랜서다보니 경쟁도 치열하고 나만의 무기가 없다면 금세 도태될 수 있거든요. 가능하다면 아이들 육아·교육과 관련된 방송을 하고 싶어요. 그런 방송을 하면서 지금 조금씩 준비하고 있는 사업도 하고 있다면 좋겠네요.

박서진 아나운서는 10년차 아나운서이지만, 아나운서를 간절히 꿈꾸고 준비해왔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기억했다. 아나운서 준비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기에 ‘인간적인 따뜻한 사람’이 되라고 진심을 담은 조언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냥 화려하고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해 아나운서를 꿈꾸지 말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방송을 사랑하는 아나운서답게 10년 후에도 여전히 방송을 꿈꿨다. 그는 “하고 싶은 방송 일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그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