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통신요금 부담 실체는?

[이슈분석]통신요금 부담 실체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주요 국가 1인당 월 평균 음성·데이터 사용량

우리나라 이동통신 이용량이 다른 나라와 비교, 많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요금을 인하하더라도 이용량 자체가 증가하면 전체적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음성 통화량과 데이터 이용량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음성통화량(MOU)은 298분이다. 일본(127분)의 두 배 이상이고, 영국(189분)·이탈리아(165분)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데이터 사용량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우리나라 이통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트래픽)이 1.19GB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일본(1.37GB)을 제외하고, 영국과 호주, 이탈리아는 모두 1GB 미만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통신 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한다.

지난 8월 일본 총무성이 서울과 도쿄, 뉴욕, 런던, 파리, 뒤셀도르프, 스톡홀롬 등 세계 7개 국가 주요 도시의 LTE와 3세대(3G) 후불 요금제를 비교한 결과, 서울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무성은 LTE 스마트폰에서 평균 음성 통화시간 47분, 평균 문자 338건을 조건으로 비교했다.

데이터 500MB를 제공할 때 서울은 시장환율 적용 시 2445엔으로 가장 저렴했다. 서울에 이어 스톡홀름(5245엔), 뒤셀도르프(6012엔), 파리(6012엔), 뉴욕(6309엔), 런던(6405엔), 도쿄(7263엔) 순이다.

또, 각국 물가수준 차이를 고려해 통화의 실질환율(동일한 물건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통화의 양)을 따진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했을 때도 3493엔으로 가장 낮았다.

데이터 2GB를 제공할 때도 서울은 시장환율로 3595엔으로, 스톡홀름(5245엔)과 파리(6012엔), 런던(7117엔) 등 다른 도시보다 가장 저렴했다. PPP 환율을 적용해도 5136엔으로, 4313엔을 기록한 스톡홀름 다음으로 저렴했다.

이외에도 3G폰으로 82분을 통화했을 때, 서울은 시장환율 1410엔으로 최저였다. PPP 환율을 적용하면 2101엔으로, 런던(1553엔)과 도쿄(1578엔)에 이어 세 번째로 저렴했다.

서울의 통신요금은 시장환율 단순 환산 시 LTE·3G 모두 가장 저렴했고, PPP 환율 적용 시에도 7개국 중 저렴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다. 메릴린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음성통화 요금은 주요 24개 국가 중 네 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는 이용자의 실제 지불 비용을 실제 통화량으로 나눈 분당 평균 음성 요금(RPM)을 측정했다. RPM은 음성통화 요금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 기준이다.

우리나라 RPM은 0.045달러로, 터키·멕시코(이상 0.03달러)와 이스라엘 0.034달러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RPM은 지난 2010년 0.09달러, 2011년 0.07달러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 통신 서비스 요금이 34개 국가 중 중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사용량에 따라 11개 구간(basket)으로 구분, 이동통신요금 순위를 매기는 구간별 요금순위에서 우리나라는 5~16위(시장환율 기준)를 차지했다.

순위가 앞설수록 저렴하다는 의미다.

이용자가 많은 가장 많은 구간인 △음성통화 188분, 문자메시지서비스(SMS) 140건, 무선인터넷 100MB 구간에서는 7위로, △음성통화 188분, SMS 140건, 무선인터넷 2GB 구간에서는 6위로 조사됐다.

구간별로는 음성 50분·문자 100건 기준의 30통화(call) 구간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100통화(음성 188분·문자 140건)는 10위, 300통화(음성569분·문자 225건)와 900통화(음성 1787분·문자 350건)는 각각 14위와 16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통신 이용량 자체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가운데 통신 요금 수준은 OECD 등 주요 조사에서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통신 이용량이 많다는 사실은 가격에 대한 저항이 적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통신 비용 부담이 높다는 것은 이용자가 소비를 많이했다는 뜻이다.

음성통화·데이터 단위당 요금을 인하한다고 이용자 부담이 줄어들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끊이 지 않는 이유다.

<주요 국가 1인당 월 평균 음성·데이터 사용량 / (자료: 메릴린치, 시스코)>


주요 국가 1인당 월 평균 음성·데이터 사용량 / (자료: 메릴린치, 시스코)

<일본 총무성, 주요 7개 도시 이동통신 요금 비교(LTE 음성 47분, 문자 338건 공통)>


일본 총무성, 주요 7개 도시 이동통신 요금 비교(LTE 음성 47분, 문자 338건 공통)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