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삼성전자, 14나노 핀펫으로 `TSMC·애플` 두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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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처음으로 14나노미터 핀펫 공정을 적용한 애플의 A9 칩 양산을 시작한 것은 첨단 미세공정 시장 선점과 애플과의 협력 관계 복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특허소송으로 중단된 애플과의 사업에서 첨단 기술이 화해의 다리를 놓은 셈이다. 특히 D램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 1위 기업이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 IC인사이츠의 2013년 세계 파운드리 기업 매출순위 조사에 따르면 시장 주도권은 대만과 미국 기업이 쥐고 있다.

TSMC가 198억5000만달러로 굳건한 1위를 지켰고 글로벌파운드리(42억6100만달러), UMC(39억5900만달러), 삼성전자(39억5000만달러), SMIC(19억73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 적용할 수 있는 14나노 핀펫 기술을 먼저 상용화함에 따라 파운드리 사업의 주도권을 쥘 기회를 선점하게 됐다. 애플을 비롯해 퀄컴 등 최신 미세공정 적용을 앞둔 세계적인 기업들이 삼성 파운드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리스 창 TSMC 회장은 “내년 몇몇 고객기업의 주문량을 삼성에게 빼앗겨 최첨단 공정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이 TSMC를 넘어설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TSMC는 16나노 핀펫플러스 공정의 양산 시점을 내년 7월로 예상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 물량을 되찾은 것도 긍정적이다. 외신들은 애플의 전체 A9 칩 물량 중 삼성전자가 20~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TSMC가 정식 양산을 시작하는 시점이어서 삼성의 수율이 얼마나 극대화됐는지에 따라 향후 얼마나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이 자체 개발·생산하는 엑시노스 AP의 성능 경쟁력도 높일 수 있게 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엑시노스 장착 비중을 높일 수도 있어 시스템LSI 실적 개선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TSMC의 16나노 핀펫플러스 공정이 안정화되면 협력사이자 경쟁사인 애플이 전략을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문제가 가장 크다. 애플 외에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물량을 수주해 안정적인 파운드리 매출군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