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98> "졸업유예 해야 할까요, 안 하는 게 나을까요?”

대학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하지만 4학년 2학기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바로 졸업을 해야 할 것인가, 졸업 유예를 해야 할 것인가의 고민 때문이다.

[취업스토리]<98> "졸업유예 해야 할까요, 안 하는 게 나을까요?”

취업난으로 졸업유예를 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NG족, ‘No Graduation’의 약자로 졸업 안하는 학생을 일컫는 신조어다. 올해 3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취업준비생 11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졸업 유예를 한 경험이 있거나 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고 답한 사람이 53.2%로 나타났다. 졸업유예를 하는 이유로는 부족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라는 답변과 함께 막연한 불안감과 기업의 졸업생 기피현상 등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졸업을 하고 난 뒤 취업을 하지 못해 공백 기간이 생기게 되면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는 생각을 인사담당자들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졸업생보다는 재학생 취업 시 더 좋게 평가한다는 소문이 있어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졸업유예를 하는 것보다 빨리 졸업을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홍기찬 윈스펙 컨설턴트 인터뷰를 통해 풀리지 않는 딜레마, 졸업유예에 관한 취업컨설턴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윈스펙 홍기찬 컨설턴트

-어학 점수 향상이나 자격증 취득 외에 놓쳐선 안 될 스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탈스펙 채용이 트렌드이긴 하지만 저는 스펙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양의 스펙에서 질의 스펙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삼성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할 직무적합성 평가는 결국 서류전형의 부활입니다. 서류전형에서의 핵심을 직무로 내세운거죠. 결국 직무와 관련되는 스펙 수립이 취업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영업이나 외자구매를 생각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스피킹 등급은 당연히 확보해야 합니다. 공정 엔지니어를 고려한다면 반도체 생산 공정을 이해하기 위한 별도의 교육 과정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직무별 맞춤 전략이 필요합니다.

-학년 별로 맞춤형 전략을 조언한다면.

▲우선 직무관련 경험이 부족한 기졸업자들, 그리고 내년 2월 졸업자들은 상반기 SSAT가 삼성에 입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따라서 한국사, 경제, 경영, 과학IT, 수리, 추리 등의 인·적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눈에 잡히는 한자자격증 가산점이나 중국어 어학등급도 경우에 따라서는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저학년들은 직무 중심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선 목표 직무 선정 자체가 시급합니다. 만약 연구개발로 지원을 확정했다면 전공심화과목인 공학인증 등의 절차를 고려해야 하고 졸업과제를 진행할 때도 단순히 학점에 몰입하기보다 목표 업계 또는 기업과 관련되는 과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업마케팅을 생각한다면 아르바이트 이력도 좋은 소재가 됩니다.

-인문계와 이공계에 따른 맞춤형 전략은.

▲이공계는 PT면접 대응을 위해 반드시 전공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SW의 경우 삼성은 일부 포털이나 게임업계에서 진행하는 손코딩 시험을 하반기부터 확대 적용시켜 아예 SSAT를 대체합니다. 이처럼 이공계는 전공 관련 전문성을 확실히 준비해야 합니다.

인문계는 채용자체가 줄어들고 있기에 업계를 보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구직자들이 소비재 기업에 지나치게 열광하는데 산업재와 중간재까지 범주를 넓혀 조금이라도 확률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졸업유예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취준생들의 끊임없는 고민인데요. 실제로 평가과정에서 졸업생과 재학생의 차이가 있나요.

▲최근 졸업유예를 오래하면 면접에서 ‘학교를 왜 이렇게 오래 다녔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졸업유예는 우선 경쟁자들에 비해 나이가 어리고 졸업유예 후 명확하게 할 것이 있다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취업이 안 되니까 일단 하는 거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파악하지 못해서 직무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스펙만 쌓는 이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직의 선배들을 만나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제 기업에서 벌어지는 직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다를 수 있으므로 그 직무가 현장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실체를 이해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저학년의 경우라면 지나치게 세부적인 직무를 정해놓고 그것만 위해 준비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공통분모를 위한 스펙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