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논란]反-신중한 대안 검토 필요

김선우 KT스카이라이프 정책협력실장
김선우 KT스카이라이프 정책협력실장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합산규제는 신중하게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시청자 권익을 침해하는 것은 어떤 규제 목적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KT IPTV와 위성방송 가입 가구 합은 이미 3분의 1 상한을 넘었거나 임박했다. 합산규제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시청자는 당장 가입을 강제 해지하거나 신규로 가입하는데 제한을 받게 된다. 특히 전국을 기준으로 무려 17%에 달하는 산간오지, 도서벽지 소외계층 가구는 시청권 자체를 박탈당할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합산규제 법안의 시청자 권익 침해성은 지난해 말 국회 검토보고서에서 이미 지적됐다. 합산규제 법안을 찬성하는 케이블TV업계도 5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이를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합산규제와 관련한 두개 법안은 유료방송사업자의 3분의 1 점유율 초과 금지만 규정했다. 시청자 권익 보호에 관한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합산규제 법안 보다 시청자 권리를 보호하는 근원적 대책 마련을 우선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합산규제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위성방송 사업자는 어떤 형태로든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마트 미디어 등장에 따라 코드커팅(가입탈퇴), 제로TV 가구가 급증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된 유료방송시장을 고려하면 위성방송의 인위적 영업 축소·제한은 유통망의 도미노식 붕괴와 함께 사실상 ‘시장 퇴출’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과거 위성방송과 KT간 소유지분상 특수관계는 지난 2002년 사업개시 이후 2005년 완전 자본잠식과 이후 외국계 사모펀드의 자금 환수로 초래된 위성방송 재정위기 해소의 기업회생 차원에서 형성됐다. 이는 2006·2009년 각각 국회 여야합의로 방송법 개정과 대기업 지분 제한 완화로 뒷받침된 것이다.

또 위성방송과 KT의 결합상품 OTS는 유료방송 가운데 유일한 단방향 서비스 위성방송이 양방향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한 불가피한 생존 방안이다. 이는 서비스 만족도 제고 등 각고의 노력으로 가입자를 늘렸다.

합산규제의 영업제한이라는 극단적 처방은 KT가 위성방송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제3의 인수자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최근 ‘먹튀 논란’과 노동자 대량 해고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케이블TV 씨앤앰의 외국계 사모펀드, 2003년 위성방송 인수를 시도한 머독 계열 자본이 인수하면 한국 방송시장 전반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난시청 해소, 동북아 방송문화 주권 수호, 남북통일 매체로서 위성방송의 공적 위상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합산규제 도입 명분으로 거론되고 있는 위성방송 규제 공백은 백번 양보해 인정하더라도, 시청자 권익과 위성방송 영업 제한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기존 법률에 대한 신뢰를 순식간에 훼손할 수 있는 3분의1 상한 합산규제 도입을 극히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케이블TV 업계는 합산규제가 통과되지 않을 경우를, 위성방송은 통과될 경우를 두고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독과점 규제 일반 기준인 2분의 1, 국내 신문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추정기준 30%에 대한 헌재의 위헌 판결, 미국 MVPD 소유겸영제한 기준 30%에 대한 최종 무효 판결 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안 기준을 검토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3분의 1이 아닌 2분의 1 상한 합산규제는 어떤가.

케이블TV·IPTV사업자는 기존 규제의 완화라는 혜택을, 위성방송은 영업 제한 충격을 적정히 완화하면서 새로운 규제를 적용해 상생할 수 있다. 케이블TV·IPTV가 2분의 1 상한 합산규제 도입에 반대한다면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반대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김선우 KT스카이라이프 정책협력실장 sunrain@skylif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