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준의 포커스]미래부, `판`을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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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박근혜정부가 출범 두 돌을 맞았다.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뒤 이듬해인 2월 25일 정식으로 취임해 정확히 2년을 보냈다. 집권 2년 성과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이어졌다. 대체적으로 “잘했다”는 평가보다는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중은 다를 수 있지만 출범 초기에 비해 기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강병준의 포커스]미래부, `판`을 키워라

이유는? 당연히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미래창조과학부를 빼 놓을 수 없다. 누가 뭐래도 미래부는 창조경제와 함께 박근혜정부의 핵심 키워드다. 미흡한 창조경제 성과는 고스란히 미래부 역할과 오버랩될 수밖에 없다.

미래부는 창조경제 실현의 핵심 주체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정책 지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간판 부처였다. 그림도 나쁘지 않았다. 각 부처로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정보통신기술(ICT)·과학 등 첨단 기술과 정책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높일 수 있었다.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했다. 명분도 확실했다. 기술·산업·정부 부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어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하자는 취지였다.

2년 동안 미래부, 숨 가쁘게 달려 왔고 성과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모호했던 창조경제의 틀을 잡아 놓았다. 비타민 프로젝트, 창조경제타운, 혁신센터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이 싹틀 수 있는 인프라도 정립했다. ICT특별법, SW산업진흥법 등을 통해 다단계 하도급 개선 등 불합리한 규제도 손질했다. 덕분에 지난해 ICT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세계 4위를 달성했으며 ‘ICT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도 첫 개최였지만 성공적으로 마쳤다. 과학 분야에선 정부 연구개발 (R&D)사업을 일원화하고 R&D 컨트롤타워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좀 과장해서 출범 당시 난산에 옥동자였지만 지금은 존재감을 고민 중이다. 물론 정치적 이유로 일부 기능이 제한적으로 통합된 점은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야당의 견제로 예산·인력·조직 면에서 간판부처에 걸맞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우여곡절도 지나고 보면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변명에 연연하기엔 시간이 없다. 더구나 미래부는 다른 부처와 출발부터가 다르다. 박근혜정부의 정체성 그 자체기 때문이다.

3년차 미래부, 이제는 산업 현장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 보내는 싸늘한 시선의 진짜 이유를 알아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는 하나다. ‘판’을 키워 달라는 것이다. 거창한 정책, 보여주기 식 사업이 아니라 당장 눈에 보이는 시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한마디로 플레이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필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제품이 바로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 즉 불필요한 규제부터 손질해 달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출범 3년차를 맞아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창조경제 성과를 창출해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제 공은 미래부로 넘겨졌다. 더 늦기 전에 조직부터 시작해 인력·사업까지 원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 산업 진흥과 규제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2년 동안 쌓은 미래부 성과가 진짜 빛을 발할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앞으로 3년 동안 미래부에 지금 정부의 운명이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병준 정보사업국장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