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 거품을 없애기 위해 할인 상한선을 종전 19%에서 15%로 낮춘 ‘개정 도서정가제’가 연착륙했다는 분석이다. 신간 도서 판매가격이 낮아지고 베스트셀러에서 신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100일을 맞아 작년 11월 21일부터 지난 2월 25일까지 모니터링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1일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는 책값 할인 상한선을 15% 이내로 제한하고 실용서와 초등 학습참고서를 포함한 것이 골자다.
조사 결과 신간 단행본 평균정가(최종판매가)는 1만864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평균정가(1만9457원)보다 4.2% 떨어졌다. 출간한지 18개월이 지나 정가 재조정을 신청한 책은 5003종(308개 출판사)으로 평균가격은 종전보다 54.8% 인하된 2만964원으로 나타났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후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신간이 90% 포함돼 책이 ‘가격이 아닌 가치로 평가받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종전에는 출판한지 오래돼 가격이 떨어진 책이 상당수 베스트셀러에 포함돼 문제로 지적됐다.
출간 도서 종수는 전년 대비 7.9% 줄었다. 문화부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직후 출판사가 시장상황을 관망하던 한 달간 감소폭(20%)을 고려했을 때 시간이 지나며 발행 종수가 점차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롭게 도서정가제 대상에 포함된 초등 학습참고서는 최종 판매가격 인상률이 직전 학기 대비 3.8%로 나타났다. 예년 수준인 3~5% 인상폭, 종전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이었던 중학교 참고서의 인상률(4.2%) 등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후 지역 단위 중소서점은 매출이 다소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5개 주요 지역서점 중 9개(36%)는 매출이 늘었지만 15개(60%)는 변화가 없었고 1개(4%)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형서점은 매출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국내 대표적인 한 대형서점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매출이 10%, 오프라인 매출이 5% 떨어졌으며 다른 대형서점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 등과 공조해 도서 가격 안정화와 지역서점·중소출판사 활성화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개정 도서정가제의 효율적 정착과 독서·출판 분야 국민복리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 평균정가 변화 추이(출처:교보문고, 연도별 11월 21일~익년 2월 25일)>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