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지의 모던마케팅 원포인트 코칭]<7>효과 분석이 전략 수립의 시작

임수지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젼 부사장
임수지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젼 부사장

매년 말 한국에 출장 가면 의례적으로 새해맞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비용을 책정하느라 분주한 기업을 만난다. 눈에 띄는 것은 비용을 책정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그동안의 전략·전술에 대한 명확한 분석 과정이 없다는 점이다. 상당히 막연한 ‘감’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가령, 해외 전시회에서 얼마나 열광적인 반응을 받았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그저 ‘느낌’으로 평가하는 식이다. 심지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스를 방문했는지를 기준 삼으려고 명함 개수를 따지는 기업도 있다.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업이 이를 측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실제 효과를 측정하면 기업들은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잠재 고객을 명확하게 선별할 수 있다.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마케팅 전술에 대한 효과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기업은 엄청난 시간적 손실과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매킨지컨설팅의 최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예산의 15~20%만이 마케팅 ROI를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올바르게 활용해 막대한 손실을 줄이면 20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마케팅 개척자로 잘 알려진 존 워너마커는 “내가 홍보에 쓴 비용의 절반은 낭비됐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반쪽인지 모른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기업이 마케팅 효과를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운드펙의 최근 설문 조사에 의하면, ROI를 명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전체 40%가 채 안 되고, 실질적으로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는 기업도 많지 않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전술이 기업 경영자들의 업무를 도와주지만, 직감으로 효과를 측정함으로써 경비를 낭비하면서 낮은 ROI에 머문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마케팅 효과에 대한 측정이 어렵고 비싸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이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케팅 애널리틱스 대시 보드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해 재무 실정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시 보드의 패턴을 이용해 어느 마케팅 전술이 더 효과적인 ROI 결과를 냈는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최대한 수익성을 내는 전략을 재수립할 수 있다.

가령, 마케팅 업무 과정에서 종종 사용되는 던다스 대시 보드는 45일간 무료 체험이 가능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인바운드 마케팅 캠페인(얼마나 많은 고객에게 기업이 효과적으로 노출됐는가 등)을 측정할 때는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폿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잠재 고객을 더 효과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훗스위트(Hootsuite), 트윗덱(Tweetdeck), 트윗리치(TweetReach)와 클라우트(Klout) 같은 무료 또는 저가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도 소셜 미디어 활동을 측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기업들은 핵심성과지표(KPI)를 집중 분석해 마케팅 ROI를 측정할 수 있다. KPI가 마케팅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측정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광고 이익률(ROAS), 미디어 효율 점수(MES), 순추천 고객지수(NPS), 유료 광고와 이메일 클릭 수(CTR), 유료 미디어 비용(CPP)과 같은 표준적 KPI는 분석을 통한 전략적 의사 결정에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보다 정확한 KPI를 위해 적절한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마케팅 효과를 분석하는 일을 강화할 수 있다. 전략적 판단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최저 마케팅 비용으로 최적화된 전술을 써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얼마든지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한 방법으로 기업 전술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기술적 혁명으로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또 다른 혜택 중 하나다. 기업은 전시회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얼마만큼 실질적 역할을 미쳤는지, 얼마나 많은 잠재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켰는지, 어느 시점에서, 어떠한 기업의 메시지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구매가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판매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지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치밀한 평가 없이 발전된 미래를 위한 전략 수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를 간절히 지향했더라도 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널렸음에도 무관심이나 부족한 노력으로 기업 성장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가볍지 않은 시행착오다. 전략의 시작과 끝은 끊임없는 측정 과정에 있다. 치밀한 측정 과정이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치다.

美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전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