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 `스타트업` 전성시대 열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100억 클럽 가입 스타트업

올 초부터 전 세계 스타트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지만, 중국 자본의 향배가 관건이라고 17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전했다.

수년 전만 해도 기업가치액 기준으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가 상장 등을 염두에둔 이른바 ‘슈퍼스타 스타트업’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그 기준이 50억달러로 높아지더니, 올해 들어서는 10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그만큼 스타트업 시장에 돈이 넘쳐난다는 얘기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이날 3억6700만달러를 신규 조달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110억달러로 책정됐다. 추가 펀딩 한 번에 회사가치가 1년도 못 돼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이미 40억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인스타그램도 트위터나 모회사 페이스북 매출과 비교시, 회사가치가 최소 300억달러 이상이라는 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이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인수에 들인 돈은 단돈 10억달러. 불과 3년 만에 투자액 대비 30배 이상의 가치를 거둔 셈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 스타트업이 ‘샤오미’라는 사실이 웅변하듯, 현재 전 세계 스타트업 시장을 달구는 원동력은 단연 ‘차이나 머니’다. 시진핑 집권 이후 부동산 투자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자국 스타트업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라운드에서 샤오미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올스타스 인베스트먼트의 핵심 돈줄은 중국 부호들이다.

차이나 머니는 자국 기업에만 투자를 국한하지 않는다. 실리콘밸리 등 서방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왕성한 식욕을 보인다. 알리바바는 최근 2억달러를 미국 메신저앱 스타트업인 스냅챗에 투자했다. 주로 서구 자본이 중국 등 아시아권 기업에 투자되던 기존 투자 방식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지나친 중국 쏠림 현상은 이상 현상을 낳기도 한다. 상장 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업체들 사이에서 ‘상장 무용론’이 나온다. 주로 실적 공개가 두려운 중국계 스타트업이 그렇다.

엄청난 이용자수 증가세에 비해 관련 매출과 순익은 그에 못미치는 게 이들 기업의 특징이다. 온라인 맛집 사이트인 따종디엔핑은 급속한 사용자 증가에 힘입어, 최근 4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지만 실적 공개는 않는다. IPO 일정도 잡지 않고 있다. 샤오미 역시 최근 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프레스터리서치의 브라이언 왕 애널리스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투자자들의 최대 리스크는 이들 기업이 내놓은 각종 온라인 서비스에 중국 소비자들이 실제로 지갑을 여는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0억 클럽 가입 스타트업(단위: 억달러)

*기준: 2015년 3월 현재

차이나 머니, `스타트업` 전성시대 열쇠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