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계 핀테크 대응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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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금융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메신저로 송금 서비스를 도입하며,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추진한다.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업체 가세로 이미 송금서비스를 시작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바일 메신저업체들이 잔뜩 긴장했다. 진짜 긴장할 곳은 따로 있다. 금융계다.

금융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핀테크’를 그간 ‘찻잔 속 태풍’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타격을 받아도 크지 않으며, 대처할 수 있다고 믿는 금융인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ICT기업의 핀테크 공세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전자상거래, SNS를 가리지 않고 파상적이다. 동시다발적이다. 송금과 같은 제한적 시장을 넘어 결제, 심지어 대출과 투자까지 한다. 금융사 본업까지 칼날을 들이댄 셈이다.

결국 금융계도 핀테크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 전자신문 주최로 18일 열린 ‘스마트금융 & 핀테크 비즈니스’ 콘퍼런스에 금융인들이 대거 몰렸다. 핀테크 해법을 시급한 과제로 여긴다는 방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비롯한 핀테크 활성화를 외쳤다. 핀테크는 이미 금융개혁 핵심 키워드다.

문제는 금융사와 당국 모두 핀테크에 여전히 무지하다는 점이다. 갈수록 높아질 파고를 슬기롭게 넘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대응 핵심인 보안만 해도 그렇다. 금융보안원 출범은 계속 지연됐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 IT투자 중 보안 비중은 10~15%로 40%를 넘는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조차 민망하다.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를 겪고도 이럴진대 보안보다 익숙하지 않은 핀테크에 금융사가 어찌 대응할지 걱정스럽다.

그나마 긍정적인 장면도 있다. 임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금융보안원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겠다고 선언했다. 콘퍼런스에 나온 금융사 전문가들은 핀테크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위기의식과 대응의지를 당국과 금융사 일부가 아닌 전 직원이 빨리 공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핀테크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