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13> SBS 신입 아나운서를 만나다

2014년 SBS 하반기 공채 아나운서는 두 명이다. ‘제2의 재학생 아나운서’라고 불리는 김선재씨와 ‘사실을 말하는 아나운서’를 지향하는 김윤상씨다. 아직은 조직 막내이면서 동시에 어엿한 아나운서로 일하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들어봤다.

김선재 아나운서
김선재 아나운서

-아나운서를 꿈꾼 계기는?

△김선재=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혼자 오래 했다. 그러다 보니 TV도 많이 보고 라디오도 많이 들었다. 특히 라디오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방송 쪽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김윤상=미국 교환학생을 갔을 때 추신수 선수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추신수 선수를 응원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그런 국제적 이벤트에서 내가 우리나라 선수와 같이 뛰지는 못 하는 대신 ‘선수를 응원하며 소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꿈을 갖게 됐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김선재=대학교 3학년이 돼서야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다. 다른 사람을 따라가기 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1년 아카데미를 다녔고 스터디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꼭 스터디를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터디를 하면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주변 환경 영향을 많이 받아서 자칫 갇힌 사고방식을 가졌을 것 같다. 혼자 부담 없이 준비하니까 틀에 박힌 것보다는 조금 더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윤상=회사에서는 학원 다니는 지망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기본을 다질 수 있는 곳이 없다. 물론 대학 내 방송국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 기초를 잡기 위해서는 학원이나 교내 방송국을 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내 경우에는 대학교 때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았고 이후에 KNN 리포터로 6개월을 일하고 나서 5월께 매일경제TV 캐스터로 갔다.

-조직의 막내로서 잘 지내는 비결이 있다면?

△김선재=사소한 것이 많겠지만, ‘신입다움’이다. 아나운서 팀은 사람이 자주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밝고, 활기 넘치는 에너지가 퍼지길 바라는 분이 많다. 집에서는 첫째라 애교가 없는데 괜히 선배에게 얘기도 걸어보고 적극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한다.

△김윤상=물을 잘 뜨러간다. 물을 채워야 되는데 정수기가 멀리 있다. 선배님이 물을 많이 찾으시니까 수시로 채우고 물이 항상 가득 차 있다. 그런 것도 당연하지만 기본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인사 잘 하고 많이 웃고 선배님 말씀 잘 듣고 그런 것들이다.

-입사 후 예상했던 것과 다른 점은?

△김선재=선배들이 보통 사람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거나 오픈됐다. 틀에 갇히지 않고 성격이나 행동, 개성을 받아들여 주는 분이 많다. 아나운서라고만 생각했던 선배의 인간미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김윤상=공중파 3사 중에 SBS 아나운서가 제일 적다. 그래서 가족 같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다. 실제로 와서 보니까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정말 좋았다. 팀장도 자상하고 친구 아버지 같다. 국장도 따뜻한 분이다. 조직이 유연성이 있다.

-방송경력이 도움이 되는가?

△김선재=TV조선에서 인턴기자를 했다. 아나운서 경력을 만들고 싶었지만 졸업도 하지 않은 상황인만큼 방송국이라는 환경을 직접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나운서는 말로 푸는 직업인만큼 자신이 가진 소스가 많아야 할 말도 많아진다고 생각했다.

아나운서 시험을 보는데 면접 때 받은 질문이 ‘올해 있었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가요’였다. 그래서 시청 앞에서 세월호 사건을 직접 인터뷰했던 경험을 말했다. 왜 기억에 남냐고 다시 물으셔서 그 때 제가 느낀 부모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

△김윤상=리포터로 활동할 때 경험한 역할은 방송국 작은 코너 MC였다. 시험을 볼 때는 그 회사에서 배웠던 것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몸에 너무 배여 있으면 오히려 색이 강해보일까 경계했다. 오히려 입사시험 당시보다는 지금 방송에 도움이 되는 면이 더 크다. 조금 덜 떨리고 ‘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라며 조금 더 상황을 빨리 터득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김선재=제가 하는 프로그램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고, 친절한 방송이길 바란다. 똑같은 뉴스를 해도 단순 전달자보다는 이것을 왜 알아야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런 것이 느껴지는 방송이면 좋겠다.

△김윤상=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 성격이 시청자께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 모르겠다. 가능하면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 욕심이 있다면 신입사원이지만 스포츠를 맡아서 잘 해보고 싶다.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조언 바란다.

△김선재=아나운서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았으면 한다. 머리, 옷, 목소리 하나하나 모여서 나라는 캐릭터를 만든다. 내가 가진 캐릭터를 드러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사람 자체 매력이 가장 중요하지, 그것에 굳이 맞출 필요는 없다. 오히려 어색해 보일 수 있다.

△김윤상=방송경력을 쌓는 일이 도움이 될까 고민했다. 지금은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방송국에는 지원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지원만 100번은 했다. 워낙 많은 친구들이 자기는 좀 준비가 됐을 때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준비기간에 연연하지 말고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