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공기업, 中企 성공사 함께 쓴다]<1>한국동서발전 “동반성장도 창조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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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 5사가 중소기업의 든든한 성장 동반자로서 팔 걷고 나섰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4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실적 결과에서 발전공기업은 모두 우수기관과 양호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 도입 후 발전공기업은 협력사와 동반성장의 길을 열고 묵묵히 성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가 인프라인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특성상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협력 중견·중소기업만 수백개, 꾸준한 기술개발 지원과 시장 개척 활동으로 수많은 동반성장 성과를 만들어냈다. 협력사와 함께 전력·발전 분야 기반기술 국산화를 넘어 해외 플랜트시장 공동 진출까지 나섰다. 발전공기업이 우리나라 산업계 동반성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국동서발전은 울산 혁신도시 본사에 중소기업 우수제품 전시관을 마련했다. 10개 부스로 이뤄진 전시관은 1년 단위로 중소기업 우수제품을 번갈아가며 전시,홍보한다.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왼쪽 네번째)이 관계자들과 중소기업 제품 전시관 개관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울산 혁신도시 본사에 중소기업 우수제품 전시관을 마련했다. 10개 부스로 이뤄진 전시관은 1년 단위로 중소기업 우수제품을 번갈아가며 전시,홍보한다.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왼쪽 네번째)이 관계자들과 중소기업 제품 전시관 개관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실험적 DNA, 동반성장 포문을 열다

한국동서발전은 발전공기업 5사 중 실험적 도전을 많이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발전공기업계에선 혁신적인 협업 문화와 제도, 경영을 한발 앞서 시도하는 기업으로 주목받는다. 때론 실험적 도전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큰 성과를 내 다른 발전공기업에 새로운 시도와 용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동서발전이 가진 실험적 DNA는 동반성장 분야에도 그대로 발휘됐다. 동반성장 모델을 기반으로 공기업 최초로 중소기업 제품을 발전소에 시범 설치한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테스트베드 사업으로 불렸던 이 프로젝트는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을 동서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에 적용해 신뢰성을 입증했다. 2011년 공기업 최초로 시행, 중소기업 제품이 발전공기업 납품 실적으로 다른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한일종합기계도 테스트베드사업 덕을 톡톡히 봤다. 동서발전과 시범설치 약정을 맺고 석탄하역기 고착방지형 버켓 신뢰성을 입증했다. 한일종합기계는 24억원의 판매실적을 달성했고, 동서발전도 하역 효율 향상으로 연간 8억76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벨트 컨베이어 낙탄 회수처리시스템은 석탄 이송 장치 바닥에 떨어지는 낙탄을 95%까지 회수하는 성과를 거둬 동서발전 당진화력이 연간 21억4000만원을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 지금은 발전공기업 5개사 전부에 확대 설치돼 49억원의 매출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수 협력사 도산위기를 막은 적도 있다.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오던 파워닉스는 연구 완료를 목전에 두고, 유동성 위기로 흑자도산 위기까지 몰렸다. 파워닉스는 곧바로 동서발전에 SOS를 쳤다. 이에 동서발전은 상생펀드 공동 협약기관인 IBK기업은행과 공동으로 2억원 긴급대출 지원했고, 파워닉스는 연구개발을 마무리해 발전사에 개발 제품 판매까지 할 수 있었다. 결국, 한 우량 중소기업이 살고, 고용과 매출 확대라는 결실을 얻었다. 윤광희 파워닉스 대표는 “성공을 목전에 두고 실패하는 이른바 데스밸리의 위기를 동서발전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극복했다”며 “핵심기술 개발을 확대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발전은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지금은 ‘동서발전 산업혁신운동 3.0’ 시행으로 △중소기업 생산현장 혁신활동 지원 △발전설비 이해도 증진과 맞춤형 연구개발 기반 구축을 위한 발전설비 분해현장 견학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한 358건의 공동 연구개발 시행 등 중소기업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중소기업 발전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CEO 중소기업 현장경영과 워크숍 등을 진행해 협력사의 애로사항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동반성장 마인드 확산을 위한 ‘동반성장의 날’을 운영해 전 직원이 동반성장 의지를 모아, 실천하도록 노력한다. 중소기업 제품 홍보를 위한 상설전시관을 마련해 운영하고, 발전사 구매담당자와 협력사 직원 간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기업 도약, 협력사와 함께

동서발전이 최근 특별히 힘 쏟는 일은 협력사의 해외시장 진출이다. 세계 10위권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협력사도 글로벌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외전시회 및 시장개척단을 다른 발전사들과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동남아 4개국에 발전기자재 에이전트를 가동하는 등 지속적인 판로 확대에 힘쓰고 있다.

수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대금 미회수 등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수출 단체보험 가입과 중소기업 설비투자 및 원자재 구입 등의 금융비용 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상생 펀드도 운용 중이다.

특히 올해는 해외 동반성장사무소(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국 상하이)를 거점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이 직접 나서 ‘2015 중국 전력분야 설비관리 업무회의’에서 협력 중소기업의 우수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중국 전력설비 업무회의는 중국전력설비관리협회가 여는 대표 전문회의로, 매년 중국 전력산업의 중요 인사가 모여 전력설비 규격 선정, 운전 및 유지보수, 설비물자 발주관리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동서발전은 이번 행사 참여로 양국 간 기술교류와 상호이해를 높이고, 협력 중소기업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집중했다.

동서발전은 이 회의 기간 동안 행사장 내 협력 중소기업 10개사 우수제품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중국 전력분야 주요 인사와 기술교류 활동을 펼쳤다. 장주옥 사장은 동서발전이 시행하고 있는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석탄취급 설비 연구 △발전설비 제어카드 연구 등 동반성장 성공 사례를 발표해 중국 발전회사가 우리 중소기업 기술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협력 중소기업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노력도 계속한다. 발전 분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지속 발굴·육성하고 중소기업 지원 사업 낙수효과를 위해 1·2·3차 협력사 다자간 성과공유 제도를 시행한다. 중소기업 핵심기술력 확보를 위한 공동 기술개발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 발굴할 예정이다.

또 협력 중소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내외 판로 촉진을 위해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모바일 중소기업 제품 전시관 운영, 해외 발전회사와 기술교류 등 우수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도 동서발전은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전시회 7건, 시장개척단 3건, 수출상담회 1건 등 판로지원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