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대한민국호 비정상이 정상으로 가고 있나

[리더스포럼]대한민국호 비정상이 정상으로 가고 있나

근대화의 급성장 뒤안길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구조적 문제와 모순이 곪아 터지며 한국 사회가 비정상 중병을 앓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과 가계는 부채의 늪에서 허덕이고 무기력한 국가는 정치 갈피를 잃어 국민의 법치에 대한 불신은 깊어졌다.

지난해는 우리 모두 떠올리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고통, 슬픔, 충격의 연속이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세월호 참사 울부짖음은 아직도 귓전에 맴돌고, 끔찍한 병영사고로 자식을 군대에 보내거나 입대를 앞둔 부모들은 불안에 떤다. 땅콩 한 봉지 때문에 쫓겨난 승무원, 아파트 주민 폭언으로 자살한 경비원 등 이 시대의 ‘을’과 ‘미생’의 형상이 도무지 없어지지 않는다.

경제 민주화를 부르짖으면서 대통령까지 대규모 사절단과 세계시장에서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경제는 여전히 성장 우선주의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대기업과 중소기업 불평등이 심화된다. 많은 분야에서 이른바 관피아와 슈퍼갑 횡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았으나 경제 민주화를 이끌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정치는 과거에 얽매여 이념 대결과 리더십 부재, 구태의 불통 정치로 역주행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개성공단에서 기업하는 중소기업 주변은 지뢰밭이다.

사회적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정치·경제·사회 전반 낡은 패러다임과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비극적인 참사까지 낳았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실패 경험을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실패한 벤처기업의 패자부활전을 정부 정책으로 시스템화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오로지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실패 교훈을 축적하지 못해서 계속적인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국가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나와 가정이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온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한국 근대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들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호가 세월호처럼 침몰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자 한다. 대한민국을 바로세우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반드시 부패척결과 국가 모든 비정상 부문을 정상으로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어떠한가.

방산 비리로 전역 장성이 목숨을 끊고 자원외교 비리로 검찰조사 받던 기업인이 국가 최고 권력층 리더들에게 불법자금을 줬다는 메모를 남기고 목숨을 던지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일어나 국민을 또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환율 변동으로 수익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수출입 기업, 내수시장 침체로 위기에 직면한 내수기업, 이러한 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불공정, 불평등한 비정상적인 경제 프레임을 반드시 정상화하는 세심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때 비로소 정상화가 이루어진다.

일시에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의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똑같은 일이 반복돼 재발하지 않으며 정상화돼 가고 있음을 우리 모두 느낄 때 비로소 대한민국호가 바로세워지고 있다는 신뢰와 희망을 줄 것이다.

김태희 케이티에이치아시아 회장 kthasia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