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심상찮은 태풍…슈퍼 태풍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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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 발생한 태풍 벌써 7개, 예년보다 3배 많아

태풍 '노을' 출처:/ KBS1 방송화면 캡처
<태풍 '노을' 출처:/ KBS1 방송화면 캡처>

지난주 발생한 제6호 태풍 ‘노을’이 필리핀과 일본을 강타했다. 우리나라를 지나가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지만 간접 영향으로 곳곳에서 강풍 사고가 발생했다.

때 이른 봄에 연이어 태풍이 발생하면서 올해 태풍 피해 우려도 커졌다. 지난 1981년부터 2010년 통계를 보면 5월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평균 2.3개다. 반면 올해 발생한 태풍은 이미 7개나 된다. 평년보다 3배나 더 많다.

태풍 발생 만 많은 것이 아니라 강도도 세다. 제4호 태풍 마이삭과 제6호 태풍 노을은 일명 ‘슈퍼 태풍’으로 불리는 대형 태풍이다.

기상학자들은 올해 슈퍼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바닷물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 유독 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데, 엘니뇨와 연관성이 큰 태풍 역시 강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열대저기압 ‘태풍’

지구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태양이다.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태양에서 오는 열량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전달된다. 각 지역마다 열량이 차이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오르내리는 등 변화가 생긴다.

적도 부근은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는다. 이런 열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저위도 지방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 채 고위도로 이동한다. 이 기상 현상이 바로 태풍이다.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다. 태풍은 지역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다르다. 북서태평양은 태풍(Typhoon), 북중미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은 사이클론(Cyclone) 등으로 불린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 중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33m/s 이상인 것을 태풍(TY), 25∼32m/s를 강한 열대폭풍(STS), 17∼24m/s를 열대폭풍(TS)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최대풍속이 17m/s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모두 태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7∼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올해는 이른 봄에 벌써 많은 태풍이 발생해 이례적이다.

태풍은 우리나라 역사 속에도 많이 등장한다. 삼국시대에 첫 기록이 나오는 데, 고구려 모본왕 2년 3월(서기 49년 음력 3월)에 폭풍이 불어 나무가 뽑혔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태풍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이른 태풍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풍속 30m/s 수준 중형 태풍 정도로 추정된다. 고려시대도 폭우와 바람으로 광화문이 무너졌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도 폭풍과 호우가 몰아쳐 기와가 날아가고 나무가 뽑혔다는 기록이 나온다.

◇엘니뇨 영향으로 슈퍼태풍


최근 호주 기상청은 올 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적도 일대 태평양 지역에서 엘니뇨 현상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적도 부근 5곳 관측지점에서 모두 1℃ 이상 수온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적도에는 연중 일정한 방향으로 무역풍이 분다. 무역풍 영향으로 적도 부근 따뜻한 바닷물이 서쪽으로 흘러가고 서태평양 바다에는 따뜻한 물이 수증기가 돼 큰 비구름이 발생하고 저기압이 형성된다. 발생한 저기압에 인도양 고기압 바람이 유입되면 적도에 부는 무역풍이 약해진다. 이때 태평양 동쪽 페루 연안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엘니뇨다.

수온이 평년보다 0.4℃ 높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엘니뇨라고 하는 데, 심한 경우 7~10℃나 높아진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곳곳에 기상이변이 발생한다. 태평양 반대쪽인 호주 일대는 가뭄이 발생하고, 태풍 등 이상 기상현상도 빈발한다. 만약 올해 18년 만의 슈퍼 엘니뇨가 나타난다면 기상이변 역시 더욱 강력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지난 25년 간의 태풍을 분석하니 엘니뇨 해 태풍이 평균값보다 중심기압이 낮고 최대 풍속이 더 높았다.

◇정밀 추적으로 피해 최소화

태풍은 매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미쳤다.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면 인명과 재산피해가 막심했다. 지난 2002년 8월 31일 상륙한 ‘루사’는 무려 5조4700억원 재산피해를 입혔고 강릉지역에 1일 최대강우량인 870.5㎜의 비를 뿌렸다. 2003년 9월에 한반도에 찾아온 태풍 ‘매미’는 순간 최고 풍속이 60m/s에 달했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태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태풍 정보를 분석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일부터 태풍 정보를 사전 및 사후 단계인 열대저압부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대국민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열대저압부는 태풍보다 한 단계 약한 열대성 저기압 일종이다.

태풍으로 발달한 열대저압부는 단기간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뒤에도 여전히 위험 기상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기상청은 24시간 이내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고 태풍 사후단계에서 영향을 미치는 열대저압부 정보를 2013년부터 시험 생산하며 준비해왔다.

열대저압부 정보는 기상청 누리집, 방재기상정보포털시스템 등 기존 태풍 정보와 동일한 경로로 국민에 제공한다. 제공하는 정보는 열대저압부 △위치 △강도 △이동방향 △이동속도 현재 분석과 24시간 예상 경로 등이다. 6시간마다 발표하며 필요시 수시로 발표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