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중국 D램 육성 불가능" vs "한국 후방산업 키워 대비해야"

반도체 국산화 수위 높이려는 중국 정부 의지 강력해

[이슈분석] "중국 D램 육성 불가능" vs "한국 후방산업 키워 대비해야"

“중국이 한국 D램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장 5년에서 7년 이상은 걸립니다. 그동안 우리는 가만히 있겠습니까? 중국이 아무리 투자해도 결국 D램 산업은 실패할 겁니다.”

“중국이 D램을 양산하면 세계 반도체 시장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아무리 중국 정부가 지원한다 해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견딜 힘이 있을지 의문이지만 중국발 치킨게임은 분명 위협이 될 만합니다.”

중국의 D램 산업 진출을 앞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 D램 시장 70% 이상을 점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속내는 그리 편하지 않다. 자국에서만 잘 해도 세계 1등을 거머쥘 수 있는 엄청난 내수 시장이 중국의 가장 큰 무기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국산화 수위를 높이려는 중국 정부 의지는 강력하다. 각국가 반대로 합병이 무산된 어플라이드와 텔은 중국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중국은 어플라이드의 특허 기술을 요구하는 등 반도체 장비까지 국산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국이지만 반대로 자국 기술이 일정 수준으로 성장하면 진입 장벽이 급격히 높고 단단해지는 시장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중국이 수요가 높은 모바일 D램을 국산화하기 원하지만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최소 5년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역시 ‘불가능한 게임’으로 분석했다.

협회 한 관계자는 “중국이 D램 시장에 진출하면 다시 반도체 치킨게임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제 아무리 정부 지원을 받는다 해도 기술 수준이 한껏 높아진 기업간 경쟁에서 중국 기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기술적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선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과 투자 기회를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화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행보를 걱정하는 기업이 많다”며 “시스템반도체, 장비, 재료 등 반도체 후방산업이 더 탄탄해지고 건강한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국 반도체 산업이 함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