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O2O 마케팅 `비콘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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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O2O 마케팅 `비콘 시대` 활짝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으로 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비즈니스에서 핵심과제다.

기업은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핀테크(Fintech)가 그 중 하나다.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택시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른다.

길거리에 무수히 늘어선 조그만 가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콘’이 해답으로 제시된다. 근거리무선통신장치로 스마트폰에 할인정보를 전송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도입 후 올해 본격 보급이 시작된 비콘은 과연 중소 자영업자 고민을 해소해줄 수 있을까. SK플래닛이 ‘시럽’ 도입 1주년(6월)을 앞두고 실시한 실험결과를 보면 ‘오케이’ 사인을 내도 좋을 듯하다.

◇비콘 실험결과 국내 첫 공개...어떻게 진행했나

비콘이 O2O 마케팅 도구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실제 효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개별 매장 효과를 입수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SK플래닛이 객관적 효과를 분석하고자 실험을 설계한 중요한 이유다.

비콘은 위치기반서비스다. 비콘 근처(최장 50m)에 있는 사람에게만 알림이 간다. 하지만 비콘은 다른 특성도 있다. 비콘 알림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푸시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푸시메시지는 원격으로 보내주는 메시지다. 실험은 비콘 경험자에게 푸시메시지(할인쿠폰)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SK플래닛은 실험 전 세 가지 가설을 세웠다.

1. 푸시메시지에 가장 많은 반응을 보인 것은 단골고객일 것이다.(단골고객)

2. 목표매장과 유사한 매장을 방문한 사람은 목표매장에도 방문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유사매장 방문고객)

3. 단골도 아니고 유사매장에도 방문하지 않은 일반고객은 방문확률이 떨어질 것이다.(일반고객)

SK플래닛은 ‘상권’을 설정했다. 단골고객·유사매장 방문고객·일반고객 세 실험군 모두 해당 상권에서 한 번이라도 비콘 알림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했다. 비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조치다. 상권은 서울에서 강남·홍대·명동·대학로·건대로 정했다. 다섯 상권에서 비콘이 설치된 1500개 중소매장을 추렸다. 이 가운데 29곳을 ‘목표매장’으로 설정했다. 3월 12일 비콘 푸시메시지를 보내 29개 목표매장에 얼마나 사람이 오는지 성공률을 한 달간 측정했다.

◇평균 성공률 높아져…170배 증가한 곳도

실험 결과를 공개하기 전에 강조해둘 것은 마케팅 영역에서 ‘0.1%’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다. 일상생활에서 0.1%는 매우 작은 숫자일 수 있지만 마케팅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방송사가 시청률 0.1%를 높이려 얼마나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이는지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0.1%는 1000명 중 1명에 불과하지만 대상을 1만명으로 확대하면 10명이 된다. 10만명으로 넓히면 100명으로 불어난다. 한 달에 손님 100명이 늘어나면 치킨집 사장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단숨에 수십만명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비콘 마케팅과 ‘0.1%’가 결합하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리다.

실험 결과는 가설과 일치했다. 단골고객군(한 번이라도 매장에 방문한 고객)으로 분류된 사람은 0.55%가 쿠폰을 들고 목표매장을 찾았다. 1000명 중 5.5명꼴이다. 유사매장 방문고객군은 0.13% 성공률을 보였다. 1000명 중 1.3명이다. 일반고객군은 0.09%였다. 1만명 중 9명이다. 1000명 중 1명 수준에 근접했다.

흥미로운 것은 유사매장 방문 고객군이다. 해당 군 성공률(0.13%)은 단골 고객군(0.55%)보다는 낮지만 일반 고객군(0.09%)보다 높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단골고객 관리도 중요하지만 신규고객 유치도 중요하다. 상권에는 방문한 적이 있지만 우리 가게에는 온 적이 없는 사람을 더 데려오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 유사매장 방문 고객군이 바로 그 역할을 한다.

문제는 어떻게 ‘유사매장’을 판별해낼 것인지다. SK플래닛은 자체 개발한 ‘풋트래픽(FTR)’ 기법으로 이 문제에 도전하고 있다. 풋트래픽은 글자 그대로 사람 발길을 추적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방문하는 매장을 크게 △허브매장 △준허브 매장 △일반매장으로 세분화했다. 허브매장은 영화관처럼 한 상권 내에서 누구나 가는 곳이다. 준허브 매장은 허브매장처럼 누구나 가는 곳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이 들르는 곳이다. 일반매장은 나머지 아주 작은 매장이다.

풋트래픽이 독특한 것은 ‘준허브 매장’ 중요성을 간파한 것이다. 허브매장은 누구나 오는 곳이어서 방문자 특성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 준허브 매장은 그보다 작은 매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곳에 오는 사람을 특정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관심사가 좁혀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준허브 매장을 들른 사람이 가는 일반매장이 ‘유사매장’으로 묶이는 것이다.

◇기술은 진보 중…성공률 더 높아질 것

비콘 기술과 마케팅 기법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성공률은 더 높아질 여지가 충분하다. 이번 실험에서도 그 같은 정황이 나왔다. 상당수 매장에서 평균을 훨씬 웃도는 성공률을 보인 것이다. 특히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다시 방문하게 하는 데 비콘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

예를 들어 강남 A 양식점은 단골 고객군 성공률이 3.02%에 달했다. 1000명 중 30명이 매장을 재방문한 것이다. 단골 고객군 전체 평균의 5.5배에 해당하는 높은 성공률이다. OK캐시백 실험과 비교하면 170배가 넘는다. 홍대 B 커피전문점과 건대 C 한식점은 각각 2.25%, 2.17% 성공률을 보였다. 29개 매장 중 상위 51%에 해당하는 15개 매장 재방문율이 1.34%에 달했다. 유사매장 방문고객군 평가에서도 일부 매장에서 0.7%가 넘는 높은 성공률을 나타냈다.

더욱이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비콘은 전단 등 기존 마케팅 도구보다 유리하다. 전단은 제작·배송·보관·배포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들지만 비콘은 적정수준 월 사용료만 내면 시간과 노력이 크게 절약된다. 마케팅 효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단은 배포효과를 거의 측정하기가 어렵다.

김흥진 SK플래닛 존(Zone)마케팅그룹장은 “비콘은 고객이 실제로 어떤 매장을 방문하는지, 어느 상권에 나타나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위치정보기반서비스기 때문에 성별이나 연령별 정보에 의존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보다 효과적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풋트래픽 등 타깃마케팅 기법이 고도화되면 더욱 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SK플래닛 비콘 실험 결과

자료:SK플래닛

*성공률은 쿠폰 발송대비 기준

[표]단골고객군 우수 결과 사례

자료:SK플래닛

*성공률은 쿠폰 발송대비 기준

[표]비콘 활용 예시

자료:한국정보화진흥원(NIA)

[이슈분석]O2O 마케팅 `비콘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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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