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디스플레이 산업 "신시장 창출로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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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산업에 위기가 닥쳤지만 대응책은 부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장 성장은 정체되고 ‘중국 리스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산업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됐다. 또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가 된 만큼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22일 ‘제5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주포럼’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지속 성장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대토론회를 가진 전문가는 산업 위기를 강조하며 혁신의 절박함을 역설했다. 위기 상황을 기회로 연결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로 현재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 공감했다.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석준형 한양대 교수가 `제 5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포럼`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협 요인과 대응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석준형 한양대 교수가 `제 5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포럼`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협 요인과 대응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정책은 ‘무한 펀딩’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BOE는 ‘빅 갬블러’라는 평가도 있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경쟁자”로 지목했다.

그는 8K(7680×4320) 초고해상도 패널을 탈출구로 꼽았다. TV는 5년을 주기로 화질이 개선됐다. 지난 2002년 HD를 시작으로 2007년 풀HD, 2012년 UHD 시대로 진화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7년엔 8K 시대다.

김 위원은 “항상 콘텐츠가 없다는 핑계로 ‘시기상조’라며 시장 변화를 외면했다”며 “2017년 이후 8K TV 시대는 분명히 오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8K 시장에 대비해 다시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기술 경쟁에서 벗어나 차세대 미래 시장 개척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신두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KIDS) 회장은 “고화질 TV도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메가트렌드가 될 수는 없다”며 “디스플레이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개별 기술 개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미래에 여전히 TV를 많이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가 디젤, 휘발유 차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전기차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듯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IoT 시대에 디스플레이 역할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일관되게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자급률이 40% 수준까지 왔으며, 우리 대중 수출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며 “우리가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선 치킨게임보다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중국과는 적대적인 관계를 벗어나 공생할 수 있는 방안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준형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수출 전선에도 최근 경고등이 켜졌다”며 “문제는 디스플레이 산업뿐 아니라 부품소재 산업까지 ‘동반 하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선 산업계는 물론이고 정부와 학계 모두가 대비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