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기존 대비 200~300분의 1 비용으로 신약후보 물질 찾는 기술 개발

특정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물질(리간드)과 세포막 단백질 결합도를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류성호 포스텍(POSTECH) 생명과학과 교수와 김도현 연구원(시스템생명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은 새로운 약이 될 후보물질을 1차 선별하는 단계에서부터 효과적인 물질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찾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세포막 유동에 대한 기존 모델과 새롭게 제안된 모델의 차이점. 샤프만-델브룩 모델(왼쪽 모델)에 따르면 세포막의 높은 점성도로 인해 막 단백질의 움직임이 제한돼 수용성인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류성호 교수팀은 실제 세포막 위에서 막 단백질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관찰한 결과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였을 때 그 움직임이 둔화된다는 것(오른쪽 모델)을 밝혀냈다.
<세포막 유동에 대한 기존 모델과 새롭게 제안된 모델의 차이점. 샤프만-델브룩 모델(왼쪽 모델)에 따르면 세포막의 높은 점성도로 인해 막 단백질의 움직임이 제한돼 수용성인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류성호 교수팀은 실제 세포막 위에서 막 단백질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관찰한 결과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였을 때 그 움직임이 둔화된다는 것(오른쪽 모델)을 밝혀냈다.>

신약 하나를 만들어 환자에게 사용하기까지는 평균 4조원 이상 비용과 10~15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신약개발 성공확률은 2만분의 1정도로 희박하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연구결과는 신약 개발 과정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세포막 위 단백질이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정설(샤프만-델브룩 모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류 교수 연구팀은 초해상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세포막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하면 움직임이 느려진다는 것을 새롭게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응용해 신약 후보 물질 리간드를 세포에 처리했을 때 특정 세포막 단백질이 얼마나 느려지는지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그 결합 정도를 간단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복잡한 과정을 줄이고 실험 1회당 비용 30만~60만원을 3000원대로 100분의 1에서 200분의 1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

현재 개발돼 있는 신약 50% 이상이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 상호작용을 이용한다. 기존에는 세포막 단백질과 리간드 결합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복잡한 정제과정을 거치고 방사능 물질이나 값비싼 금을 사용했었다.

류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막 단백질 유동 이론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며 “1차 신약 후보물질 선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생화학적 응용성도 뛰어난 성과”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