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35> 방송국 PD가 되기 위한 준비

TV 콘텐츠를 제작하는 PD는 직업으로는 화려하게 비춰지기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PD가 되기 위한 입사 과정이나 실제 방송국 생활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임시진 EBS PD 인터뷰를 통해 PD가 되기 위한 준비와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다.

임시진 EBS PD
<임시진 EBS PD>

-PD가 된 계기가 무엇인가.

▲대학 졸업 1년전 아나운서 공채 시험을 준비했다. 방송사 공채를 준비했지만 선발하는 아나운서 인원이 매우 적어 취업 문턱이 높았다. 기자나 PD 등 다른 직군도 모색하게 됐다. 특히 PD에 매력을 느껴 2011년 EBS PD 공채 시험에 지원했다.

-PD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

▲PD가 되기 위해 활동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았다. 단 하나, 진로를 위해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대학 졸업을 남겨두고 아나운서에 관심이 생겨 전국대학생재즈페스티벌 MC를 맡았던 것이 가장 관련된 활동이다. 공부에 충실한 것을 기본으로 하고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해비타트’라는 동아리에 가입해 열악한 환경에서 집이 없는 사람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것이 PD를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방송사는 ‘작문 및 논술’시험을 보는데 경험이 쌓여야 차별화된 내용을 풍부하게 쓸 수 있다.

-PD가 되기 위해서는 학벌이 좋아야 한다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신입PD를 보면 지방대학을 졸업한 사람도 있지만 이른바 ‘서연고’를 졸업한 사람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신입PD가 학력이 높아서 선발된 것이 아니다.

EBS PD에 지원한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선별하는데 자기소개서에는 학력은 기입되지 않는다. 단 영어성적·학점은 기입되기 때문에 어느 대학이건 상관없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

-PD라는 직업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지적한다면.

▲PD를 준비하는 학생은 PD를 자신만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만드는, 예술가적 면이 80%, 회사원적 면이 20% 정도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PD도 방송국 회사원이다. 예술가적 측면이 20%라면 회사원적 면이 80% 정도다. 거장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을 예산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배우를 섭외해 만들 수 있지만 저는 이제 5년차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PD는 총책임자이지 프로그램 통수권자는 아니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 방송국 스텝, 카메라 감독, 작가와 일하는데 그들이 선배인 경우도 많다. 그들은 한 프로그램 책임만 맡는 PD와는 달리 여러 프로그램을 한다. PD가 프로그램을 잘 만들고 싶어 한 말이 여러 프로그램을 하는 그들에겐 안 좋게 비쳐질 수도 있다. 프로그램이 잘 안됐을 때 상부에서 책임을 묻는 자리도 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이 판타지가 조금 섞였지만 PD이야기를 잘 보여줬다.

-공영 교육방송인 EBS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영방송은 사기업인 타 방송사보다 좀 더 자본 논리에서 자유롭지만 공익성을 좀 더 고려해야한다. 단순히 ‘EBS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에 제약이 더 많다’고 할 수는 없다.

사기업은 수익성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다보니 공익성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때 더 제약이 많다. EBS는 그런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방송국이다.

-PD 생활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제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 ‘명탐정 피트’가 좋은 예다. 유아에게 동식물 생태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수익성을 좇는 방송사에서 시도하기 힘든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고생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TV에 방영될 때, 시청자 게시판에 ‘우리 아이가 이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해요’나 ‘프로그램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와 같은 글이 올라오면 보람이 된다.

-PD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가.

▲웹툰 형식을 빌려 사회 약자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 공영방송인 EBS가 해야 할 일이다.

-PD나 방송국 일을 하고 싶은 학생에게 조언을 바란다.

▲이쪽 일은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장밋빛 환상을 갖고 준비하는 것보다 회사원으로 지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닫지 마라. PD가 되고 나면 다양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입사시험에도 도움이 된다.

입사 시험에서 작문 논술 시험을 보는데, 제시어를 하나 던져주고 자유롭게 글을 쓰라고 한다. 그 제시어에 관련된 자신만의 경험이 없으면 피상적 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슨 경험이든 상관없다. 제 경우에는 슬램덩크나 베가본드같은 만화를 읽어본 경험을 활용했는데 합격했다.

단 입사 지원서를 쓸 때 너무 관련 없는 경험을 넣는 것은 피해야한다. 많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방송국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게 자신의 이야기로 잘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PD라는 직업이 마냥 화려하고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람찬 직업인 것은 확실하고, 적성에 맞는다면 어떤 직업보다도 행복한 직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