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스마트폰 베트남 생산 비중을 30%에서 40%대로 확대한다. 베트남 생산량이 처음으로 중국을 추월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TV,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내년부터 생산한다. 베트남이 스마트폰과 가전을 아우르는 삼성전자 최대 생산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0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베트남 생산 비중을 40%대로 상향 조정했다. 주요 부품업계에 올해보다 10%포인트가량 늘어난 부품 공급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KB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올해 30% 중반대이던 삼성 스마트폰 베트남 생산 비중이 내년 40% 중반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현지 생산물량을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40%를 웃돌던 중국 생산 비중은 20% 중반대까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생산 전진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바뀌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 내 소비자가전(CE) 공장을 가동한다. 이 일정에 맞춰 협력사에 부품 공급을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SHTP에서 TV뿐만 아니라 에어컨, 냉장고 등 대형가전도 동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사로 휴대폰 케이스를 공급해온 인탑스는 가전 생산 대응을 위해 SHTP에 내년 250억~300억원 규모 설비를 투자한다. 자본금 180억원 규모 현지 법인도 설립한다. 대형 사출기를 갖추고 가전제품용 케이스를 생산·공급한다. 인탑스는 스마트폰에서 가전제품으로 삼성전자와 협력 폭을 넓히게 됐다.
인탑스 설비는 TV뿐만 아니라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용 케이스도 뽑아낼 수 있는 시설로 알려졌다. 휴대폰용 사출기는 200~350톤 규모지만 대형가전용 사출기는 800~1200톤급이다. 이 정도 사출 압력은 TV는 물론이고 에어컨과 냉장고 같은 대형가전 생산 대응용으로 분석된다.
인탑스는 내년 7월쯤 설비를 가동한다. 삼성전자 생산시설 완공·가동 시기와 일치한다. 1월까지 공장 설계를, 6월까지 공장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내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싼 인건비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노동과 조세 규제가 강화되는 반면에 베트남은 여전히 인건비가 중국 절반 수준이다. 주요 협력사 생산시설도 베트남에 속속 들어서면서 일괄 생산체계가 마련된 것도 주효하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인건비가 60만~70만원으로 오른 반면에 베트남은 과거에 비해 임금이 올랐음에도 30만원 전후 수준”이라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가전까지 베트남 생산 확대를 결정하면서 차기 생산기지로 부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호찌민 생산시설 완공이 내년 하반기 예정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생산 품목이나 생산량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스마트폰 생산비중도 어느 정도 늘어날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