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기술사업화를 위한 원포인트 레슨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 중인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는 향후 2년간 지원할 과제를 선정한다. 대학, 정부 출연연구소, 기업 등에서 제안한 사업단 후보 과제를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전문가단이 심사한다. 전문가단에서 2년간 멘토링으로 사업단 연구 성과를 실용화한다. 실용화란 논문과 특허는 물론이고 창업, 투자, 매출, 고용 창출 등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말한다.

[과학산책]기술사업화를 위한 원포인트 레슨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

사업화를 지원하는 공공 연구지원 프로젝트는 많다. 한결같이 앞으로 유망하거나 혹은 준비해야 하는 연구 주제를 선정한다. 해당 분야에 지원한 과제를 일정 기준으로 선발해 예산을 지원한다. 최종적으로 연구 결과를 평가한다. 이들과 다른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의 특별한 점은 전문가단의 강력한 멘토링에 있다.

과거 벤처기업 실패 원인을 조사해보면 대부분 기술창업은 했으나 창업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사업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회사 경영에 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실패 사례가 되풀이 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실전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단이 기술위주 사업단을 창업부터 회사 운영, 투자유치 지원 등 사업 전 주기에 걸쳐 정기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전문가 단장인 나는 글로벌 기업에서 8년간 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습득한 풍부한 실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단을 전일제로 지원하고 있다. 6명 전문가단원 중에는 기업을 창업해 코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을 갖춘 전문가, 현 투자사 대표, 기업을 창업해 10년 이상 운영해 온 중소기업 대표, 변리사,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사업단을 지원한다. 전문가단 지원이 미진하거나 불가능한 분야는 전문가단 인적 네트워크로 외부 전문가를 동원한다. 마치 골프 원포인트 레슨과 같다. 각 사업단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춤 서비스를 한다.

내가 지원하는 3개 사업단 중 2곳은 정부 출연연 연구성과다. 기술적으로는 기초적 연구만 완성한 단계, 즉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 가능성을 본 단계다. 사업단은 연구소에서 실용화보다는 연구 위주로 업무를 진행했기 때문에 가시적인 사업화 성과를 내기 위한 단계까지 경험은 부족하다. 실용화의 대표적인 예인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산성 확보, 신뢰성 통과, 인증에 합격해야 한다. 회사 창업 사전 준비 사항, 창업 후 어떤 전략과 목표를 갖고 기업을 운영할 것인지 검토한다. 사업 계획서와 전략, 기술이전 관련 사항, 투자유치 등 필요 업무가 다양하다.

업무는 전문가단 맞춤형 멘토링으로 해결한다. 현재 1차년도 3개 사업단 과제는 기술이전, 사업 계획서 작성, 양산관련 기술, 창업 준비에 역점을 두고 멘토링한다. 2차년도인 내년에는 창업된 회사의 사업전략과 창업된 회사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실제 문제점, 투자 유치 등을 멘토링할 계획이다.

올해 사업단에 지원한 80여개 과제를 심사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이 있다. 사업성을 깊이 고려하지 않은 과제, 수년 전에 이미 검토했던 주제를 신규로 추진하려는 과제 등이 많았다. 실제로 과제 중에 쓸 만한 후보군은 많지 않았다. 그 원인은 상용화를 경험해 보지 않고 기초 학문 혹은 연구 위주 과제를 진행해 왔다. 정보 부족으로 대략은 알지만 세부적인 사항은 모르고 있거나, 최근 변화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투자한 예산을 갖고 가시적 성과를 내려면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지원 대상 사업단 수를 확대한다. 과제 멘토링을 두 단계로 해야 한다.

1단계는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멘토링하는 것이다. 즉 과제 초기부터 전문가단이 참여해 유망 주제를 선정하고 과제 세부 사항을 자세히 검토해 과제 구조를 실용화에 맞춰 실험실 수준까지 만들어 본다. 이 단계를 거친 과제 중 재심사를 거쳐 선발된 과제는 2단계 멘토링으로 실용화 성과가 나오도록 한다. 다음으로는 우수한 업적을 낸 전문가단에 그 업적에 걸맞은 포상한다. 전문가단원 처우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으로 연구실속에 갇힌 성과가 시장으로 나올 수 있길 바란다.

이용배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기술사업화전문가단장, yongbae.lee@comp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