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42>전문 컨설턴트가 말하는 해외취업

지난 9일 광화문에 위치한 청년희망재단 본부에서 청년희망재단 주최로 해외취업 특강이 열렸다. 특강 주제는 ‘해외취업의 현실적 정보와 다국적 기업 직장문화 분석’으로 김조엘 조엘글로벌컨설팅’ 대표가 강연을 진행했다.

김조엘 컨설턴트가 해외취업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조엘 컨설턴트가 해외취업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조엘 대표는 청년희망재단 해외진출분야,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공감캠프 해외진출 분야, 한국산업인력공단 ‘K-무브’ 북미지역 멘토로 활동 중이다. 김 대표는 자신이 미국에서 겪은 유학생활과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기업체와 개인에게 미국사회와 미국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능력이 있어도 취업이 안 되는 많은 학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특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강은 청년희망재단에서 진행한 1박2일 나영석PD 강연 다음으로 신청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청년들이 해외취업에 가지는 관심을 보여줬다.

◇해외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량

김 대표는 해외취업에서 중요한 것은 영어보다 역량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해서 해외취업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취업을 위해 영어공부를 지금부터 열심히 한다고 해서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수준만 충족시킨다면 이후는 자신의 역량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글로벌 기업은 백인을 우대해 채용할 것이라고 지레 겁먹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김 대표는 다국적 기업 내 인종 분포를 보여주며 구글·야후·페이스북 모두 아시아인 비율이 30~40%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기업 내 아시아인 비중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에 아시안이라고 해서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 생각이다. 능력과 노력이 있다면 다국적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학벌이 좋지 않아도 해외취업 가능

미국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학벌의 좋고 낮음 또는 어떤 기업에서 근무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작은 회사라도 어떤 직무를 경험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것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

미국 기업은 개인주의 성향이 짙다.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회사 대부분이 야근이나 회식문화가 없다. 저 사람이 자리를 얼마나 지키면서 일을 하는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 단순한 시간 채우기보다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보고 평가한다. 현재 직장 개념을 평생직장이 아닌 임원이 되기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로 거쳐 가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직원이 대다수다.

미국 회사가 자유로운 분위기이지만 아닌 곳도 있다. 요즘 아시안 매니지먼트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해외취업을 한다고 해서 들은 대로 자유롭게 행동하기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회사 라이프스타일을 수립해야 한다.

◇같은 기업이라도 직무별 연봉이 천차만별

가치관이 수입에 맞춰져 있다면 퇴근이 빠르다는 점과 ‘팁’ 문화가 있다는 점을 활용해 미국 내 서비스 직종에서 종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미국 한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한 달 동안 많게 번다면 5000달러 정도 벌 수 있고 1년이면 6만달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부지점장 수입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 놀라운 것은 스테이크 전문점은 파트타임이라는 것이다. 회사가 빨리 마친다는 점을 감안해 퇴근 후 MBA를 취득하거나 ‘세컨잡’으로 재정을 충당하는 것도 선택사항에 넣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인도 가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하나지만 기업 내 직무별로 받는 수입 차이가 상이하다. 부지점장(Assistant Branch Manager)은 사회적 지위는 있을지 몰라도 수입은 6만달러 정도다.

반면에 IT와 관련 직무는 10만~20만달러를 번다. 경력을 쌓아나갈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일이 잘 안 풀릴 때를 대비 백업 플랜을 짜 놓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도 IT가 확실한 투자가 될 것이다.

◇미국기업 지원 방법과 이력서 작성법

이력서(resume)를 쓸 때는 개인정보가 중복되지 말아야 한다. 인사(HR) 담당자는 채용기간 동안 하루 수백 개 이력서를 보는데 내용이 중복된다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인사담당자가 좋게 보지 않는다.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위로 올려야 한다. 이력서에서 학벌을 강조하고 싶으면 맨 위에 학벌을 쓰고 학벌보다 경력이나 경험을 드러내고 싶다면 학벌 대신 경력을 위로 올려 쓰는 것이 좋다.

이력서에 굳이 단점이나 못하는 것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다. 이력서나 경력기술서에 정답은 없다. 카지노에 일하는 딜러가 다른 카지노에 가서 게임을 하면 돈을 많이 딸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 일할 때 수많은 사람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하고 주변 사람에게 면접기술을 가르치던 동료가 있었다. 이 친구가 직장을 그만두고 일자리를 남들보다 쉽게 잡았을까. 그렇지 않다. 방향성만 올바르게 잡은 뒤 자신의 역량을 쌓는 것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취업을 하는 방법은 미국판 생활정보지인 크래이그리스트(Craigslist)이나 잡포털인 링크드인(Linkedin), 해당 기업 사이트를 계속 들어가 보는 것이다. 미국대학교 한인 학생회 웹사이트를 보거나 한인 신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서 삼성에 들어가는 방법은 공채 하나뿐이지만 미국에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6~7개나 된다.

대학을 갓 졸업해서 경력이 전무해도 글로벌 기업에 지원할 수 있다. 인터넷을 잘 찾아보면 생각보다 화려한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 직무(서류정리, 전달, 복사)가 많이 있다. 이런 곳에서 경력을 쌓고 하고 싶은 직무로 이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