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스위치의 도전, 네트워크 시장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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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업계가 소프트웨어(SW)가 포함되지 않은 빈 스위치와 라우터에 맞춤형 SW를 결합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원하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결합 제품 출시도 이어질 전망이라 판도 변화도 예측된다.

지난 16일 강인철 HPE아루바 네트워킹사업부 상무가 올해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HPE아루바는 이날 화이트박스 제품 `알토라인`과 피카8 등 오픈스위치 협력 상황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강인철 HPE아루바 네트워킹사업부 상무가 올해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HPE아루바는 이날 화이트박스 제품 `알토라인`과 피카8 등 오픈스위치 협력 상황을 발표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명 ‘깡통 스위치·라우터’라고 불리는 화이트박스 제품 제조업체와 네트워크 컨트롤러(SW) 개발업체간 협업이 한창이다. 아루바휴렛팩커드컴퍼니(HPE아루바)는 화이트박스 스위치 제품 ‘알토라인’을 선보였다. SW를 뺀 스위치 하드웨어 제품으로 피카8이나 큐물러스와 협력해 오픈 스위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손영웅 HPE아루바 이사는 “오픈 스위치 관련 벤더와 사용자 중심 네트워크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커뮤니티도 만들었다”며 “국내에서도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쿨클라우드가 화이트박스 제품에 SW를 담는 기술을 개발했다. 리눅스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해 비용절감에 성공했다. 박성용 쿨클라우드 대표는 “라우터 장비 용량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장비를 구매할 필요없이 화이트박스 제품만 추가 구매해 연결하면 바로 용량이 증설된다”며 “기존 네트워크 장비 구매 비용에서 최대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쿨클라우드는 엣지코어 등 화이트박스 제조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장비를 출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나임네트웍스도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솔루션으로 서버 등을 통해 네트워크 환경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쿨클라우드 SW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는 개념도
<쿨클라우드 SW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는 개념도>

화이트박스에 SW를 따로 적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공 스위치와 라우터를 구매하고 사용자에 최적화되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완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이런 방식이 속도가 떨어져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술이 발전해 속도가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인텔 등 주요 업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박스 기반 네트워크가 시장을 변화시키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 완제품 벤더가 주도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특정 벤더 의존성을 줄이는 대안으로 화이트박스 제품이 부각되면서 시장 확산에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장비에 의존되지 않고 자체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만든다는데 의미를 두는 소비자가 많다”며 “네트워크 환경을 유지하는데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을 배우지 않고 오픈소스 기반으로 해결할 수 있어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깡통 스위치의 도전, 네트워크 시장 판도 바꾼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