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6]무서운 중국 스마트폰에 없는 두 가지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MWC 2016]무서운 중국 스마트폰에 없는 두 가지

“하드웨어 관점에서 스마트폰 진화는 끝났다. 고성능 플래그십과 중저가 모델이 공존할 뿐이다.”

‘MWC 2016’을 둘러본 한 통신사 고위임원은 스마트폰 전시 흐름을 이렇게 요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언팩 행사에서 AP 등 세부사양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대만 스마트폰 전시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그대로 나타났다.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간판 제품을 들여다보면 사양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 선택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인 카메라는 숫자 경쟁이 무의미해졌다. 화소수는 오히려 중국 업체가 앞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서 화소수를 전작보다 400만이나 줄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조리개값에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도 샤오미가 후면 2600만화소, f/1.6 괴물폰을 들고 나오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배터리 용량도 중국업체가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크다.

물론 AP나 화질 등 여전히 핵심기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가격을 볼 필요가 있다. 화웨이 메이트8 같은 플래그십 기종을 제외하면 중국 제품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국산 프리미엄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 제품이 많다. 만약 중국 업체가 가격경쟁력을 무시하고 고성능 부품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그때도 우리가 핵심기능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중저가 스마트폰 돌풍이 이는 내수시장에 이런 중국 제품이 들어온다면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국 제품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디자인과 콘텐츠 등 비하드웨어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요소는 빠른 시간 내 따라잡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평가된다.

LG G5는 G시리즈 가운데 가장 뛰어난 디자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체형 메탈 디자인이면서도 배터리 탈착이 가능한 혁신까지 이뤄냈다. 삼성 갤럭시S7도 커브드 글래스를 적절히 활용해 유려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

중국 제품 가운데도 화웨이 메이트8이나 샤오미 미 5, 오포 R7s는 세계 IT전문매체 리뷰에서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구글 레퍼런스폰인 화웨이 넥서스 6p는 절정에 오른 디자인 감각을 뽐낸다.

이와 달리 디자인이 고착화되면서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중국 제품도 상당히 많다. MWC 2016 전시관에서는 손을 대기도 싫을 정도로 디자인이 뒤처진 제품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런 제품의 특성은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한 독특한 기능을 자랑하지만 디자인이 그것을 깎아먹는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활용도를 높여준다는 의미에서 넓은 의미의 콘텐츠 역시 아직까지 경쟁력 차이가 두드러진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상현실(VR) 영상 촬영이 가능한 ‘기어 360’과 ‘LG 360 캠’을 나란히 출시하면서 이런 차이는 더 커졌다. 두 회사는 VR 헤드세트까지 선보이며 스마트폰 활용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LG전자는 ‘LG 프렌즈’라는 모듈을 선보이며 스마트폰의 새로운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즐거움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이 스마트폰에서 빠른 속도로 하드웨어 경쟁력을 키워가는 시점에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콘텐츠 같은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MWC 2016에서 화웨이가 전시장을 명품 가방 판매점으로 꾸민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도 자신들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해 달라는 욕구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폰 제조사 고위관계자는 “처음에는 단순 생산기지로만 생각했던 중국이 대단한 산업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가격대비 성능이 아니라 우리만의 독특한 고객가치를 전해주지 않으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산업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