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황 악화… 패키징 협력사도 몸집 줄이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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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시황 악화… 패키징 협력사도 몸집 줄이기 나서

PC 시장 역성장, 스마트폰 판매 침체로 메모리 시황이 악화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 고객사로 둔 국내 외주 패키징·테스트 후공정 업체도 몸집을 줄이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이란 웨이퍼 가공 등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원판을 받아와 기판과 전기적으로 연결한 후 절단하고 덮개를 씌우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하나마이크론과 SFA반도체, 윈팩, 시그네틱스 등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 후공정 물량을 받아와 사업을 수행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임직원 임금을 직급에 따라 10~30% 삭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 퇴사자도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마이크론이 이 같은 자구안을 시행하는 이유는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 메모리 패키징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온양 공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패키징 물량을 외주 고객사에 맡긴다. 시황 악화로 메모리 공급이 줄어들면 곧바로 외주 물량이 감소한다. 하나마이크론은 1분기 소폭이지만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보광그룹 계열에서 SFA로 인수된 SFA반도체(옛 STS반도체)는 인수 과정에서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2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전사 비용절감을 목표로 각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자구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주 고객사로 둔 윈팩 역시 직원 수가 크게 줄었다. 2015년 말 기준 윈팩 직원수는 278명으로 전년 말 대비 20%나 감소했다. 윈팩은 지난해 57억원 적자를 냈다. 최근 국내 팹리스를 중심으로 고객사 다변화에 나서는 중이다.

품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도 보인다. 시그네틱스는 상대적으로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이 높아 하나마이크론, SFA반도체, 윈팩 대비 안정적인 운영 기조를 보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사업만 수행하는 네패스는 올해 매출액을 30%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수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고부가 모바일 임베디드 패키징 작업은 직접 수행하고 있어 메모리쪽 패키징 영역에서만 사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 수익성이 낮더라도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비중을 늘리고 해외 업체 중심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