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맞춤형 정보 제공과 원스톱 피해 구제, 소비자안전 level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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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 가운데 결함이 발견된 제품의 회수율이 41%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 해당 제품이 인터넷 블로그나 벼룩시장 등에서 계속 판매되고 있거나 소비자가 리콜 정보를 접하지 못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였다. 리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고 계속 구입, 사용하고 있을 소비자를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네트워크화로 소비 생활과 시장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광범위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활용하면서 집단을 형성해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반면에 정보 홍수 속에서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는 찾지 못한 채 편향 또는 상업 정보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쉬워서 소비자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는 역설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신속한 피해 구제를 돕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은 부처 간 연계로 제품 구매의 모든 단계에 걸친 맞춤형 상품 정보를 적시에 제공한다. 여러 기관에 분산된 피해 구제 창구를 일원화해 피해 발생 시 피해 상담, 구제 신청은 물론 결과 확인까지도 원스톱으로 가능한 시스템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 구축·운영에 관한 내용을 담은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를 지원하고 구제 제도나 해당 기관을 몰라서 겪는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에서 더 많은 정보 제공 및 피해 구제 기관, 나아가 기업의 자진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근거 법을 마련했다.

피해 구제 과정에서 소비자의 금융, 의료 등 정보를 유관 기관에 조회하거나 사업자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정보와 사업자정보의 처리 근거를 마련했다. 피해 구제가 더욱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것이다.

사업자가 시스템에 자신의 물품 정보를 등록하면 해당 물품에 이를 표시하는 표지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도 소비자를 위한 정보 제공에 자진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주도 시스템에서 탈피, 기업-소비자 간 시장 친화형 자율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2월 말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소비자 편익이 증진될 뿐만 아니라 기업 또한 더욱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등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명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밀려서 소비자 관심 밖에 있던 중소·신생기업이 제품 정보를 적극 공개, 소비자 신뢰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제품 선택 때 안목과 취향이 까다로운 특징을 보인다.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을 다른 외국 시장에 내놓거나 우리나라 소비자로 구성된 신제품 체험단을 통해 시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업도 여럿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런 소비자 특성이 궁극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근간이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이 소비자와 기업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건전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jcj21@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