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정보화 투자, `효율화`가 필요하다

[특별기고]정보화 투자, `효율화`가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빠른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모바일, 클라우드 등 신기술이 공공 부문에 속속 도입됐다. 국민 모두 행정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한다.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때문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기술에 대한 국민 관심도 높아졌다. 공공 부문 정보화도 새로운 기술 변화에 발맞춰 기민하게 추진돼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러한 시대에 따른 현실과 다르게 우리 공공정보화의 재정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한 해 우리나라 공공 정보화 예산 규모는 4조~5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1%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반면에 공공 업무와 서비스를 위해 정보시스템을 지속해서 도입하다 보니 시스템 양은 계속 늘었다. 이를 운영·유지하는 비용이 정보화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이는 신규 정보화를 위해 정부가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한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신규 정보화 투자 재원 마련에 범정부 차원의 정책 노력이 절실하다. 그 노력이 바로 `정보화 투자 효율화`다.

행정자치부는 도입된 지 5년이 경과한 정보시스템의 운영 성과를 측정, 정보시스템 개선 또는 폐기 제도를 운용했다. 현 제도는 이미 도입된 정보시스템은 잘 쓰이고 있는지, 운영·유지보수에 과다한 비용은 들지 않는지 정도만 평가하는 제도여서 한계가 있다.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기존의 운영 단계에서만 성과를 측정하던 것을 정보화사업 생애 주기 전반(기획-구축-운영)에 걸쳐 관리하는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좀 더 살펴보면 사업기획 단계에서는 유사·중복 여부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다. 사업 성과지표와 목표를 설정·관리한다.

구축 단계에서는 사업 규모에 적정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산정, 과잉 투자를 막는다. 이때 정보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탄력 배분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영 단계에서는 재정사업평가와 연계한 사업평가 방안을 마련한다. 정보화 투자를 활용한 업무 효율성 증대와 대국민 서비스 국민편익제고 측면을 평가, 지속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뿐만 아니라 업무 중요도와 유지보수 난이도에 따라 유지보수 예산에 차이를 둬 배정한다. 한시 목적으로 운영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정보시스템을 폐기 또는 통·폐합하는 정보화 운영·유지보수 예산 `다이어트`를 병행한다. 정보화 예산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신규 투자를 위한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일부 민간에서는 정부의 정보화 투자 효율화 정책으로 자칫 정보화사업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정보화 투자 효율화로 투자 유동성을 확보한다면 오히려 공공 정보화사업 수행을 원하는 민간 기업에 염려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되고, ICT 내수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행자부는 정부 혁신과 공공 부문 정보화를 선도하는 부처로서 공공 정보화를 미래 지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국민에게 더욱 편리한 전자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업하는 등 노력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sunglki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