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미쳤다는 건 칭찬이다

[북스 클로즈업]미쳤다는 건 칭찬이다

레일라 벨레즈(Leila Velez)라는 브라질 여성이 있다. 라우데자네이루 슬럼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엄마는 가정부고 아빠는 청소부였다. 1990년대 초, 그녀는 생계를 위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팔았다. 이로부터 10여년이 지난 2013년, 그녀는 한달 이용자수가 10만명에 달하는 미용 회사 사장으로 변신했다. 직원이 2300명이고 그녀의 연 소득은 8000만달러에 달한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저자는 `기업가 정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업가정신은 영어로 Enterpreneur로 쓴다. 이 단어는 착수하다, 시작하다는 의미인 프랑스어 entreprendre에서 유래했다. 보통 기업가정신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며 그로 인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과 활동`으로 정의된다.

저자인 린다 로텐버그(Linda Rottenberg)는 세계 혁신가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인데버(Endeavor)의 공동 설립자겸 최고경영자다. 레일라와 같은 꿈을 좇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1997년 만들었다. 지난 20년간 그는 600여개 기업에서 레일라 같은 1000명 이상 기업가를 선발, 인데버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들 기업가를 `하이 임팩트 기업가(High Imapct Enterpreneur)`라 칭했다. 저자에 따르면 `하이 임팩트 기업가`는 원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사회에 의미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며 다른 이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년간 세계 여러 혁신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레일라 같은 `하이 임팩트 기업가`를 어떻게 하면 탄생시킬 수 있는 지를 제시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미쳤다고 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 생각이 혁신적이지 않다는 뜻”이라며 남들과 다른 차별성과 열정을 강조한다. 특히 우리가 레일라처럼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첫째가 세상을 새롭게 보는 신선한 눈이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이 말한 “모든 사람이 똑 같은 방법으로 일하고 있다면 반대 방향으로 가야 틈새를 찾아낼 기회가 생긴다”는 것과 유사하다.

둘째는 개인 마음가짐이다. 저자는 성공의 가장 큰 장애물은 사회구조나 문화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 생각과 마음가짐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은 좋은 동료나 멘토를 만나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없다. 필요한 사람이라면 다소 극단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좋은 예다. 그가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다. 반도체 칩 공동 개발자이자 실리콘밸리 숨겨진 실세라 불리던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 도움이 필요했다. 잡스는 노이스 조언을 듣기 위해 아무 연락도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그의 집에 갑자기 찾아가거나 한밤 중에 집으로 전화를 했다. 무례할만큼 도발적이었던 잡스 행동에 처음에 시큰둥했던 노이스는 결국 잡스의 좋은 조언자가 됐다.

책은 △시작하라 △한 단계 도약하라 △기본으로 돌아가라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장 `시작하라`에서는 기업가로 거듭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 장의 핵심 주제는 개인 마음가짐과 자세다. 좋은 것을 어떻게 취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어떻게 무시해야 하는 지를 제시한다. 둘째 장 `한 단계 도약하라`에서는 아이디어를 확장해 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 어떤 성향 기업가인지 스스로 알아내는 방법과 각각 성향에 따라 반복되는 실수를 피하는 법, 적합한 멘토를 찾는 법, 팀을 이끄는 법 등도 제시한다. 저자는 이를 `리더십 3.0`이라 칭했다.

셋째 장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기업가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말한다. 앞의 두 장이 기업가정신의 `기술`을 이야기 했다면 셋째 장은 기업가정신의 `철학`을 다뤘다. 저자는 `기업가는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는 격언을 과거엔 믿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면서 “기업가정신이란 훌륭한 요리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연습을 거듭하고 갈고 닦으면 기를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펴냄, 1만6000원.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