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OLED...삼성디스플레이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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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듀얼 엣지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사진=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의 듀얼 엣지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리지드와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지만 밀려드는 공급 요청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샤오미로부터 스마트폰용 OLED 공급을 요청받았으나 내년 하반기 이후로 공급 시점을 제시했다. 실제로는 2018년 하반기 이후에 나올 신제품에 탑재 가능한 셈이다. 샤오미로서는 OLED 채택을 빠르게 늘리는 경쟁사를 추격하기 힘들어지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빠르게 성장한 중국 비보와 오포도 OLED 패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오포는 올해 6000만대 OLED 스마트폰 출하를 목표로 했지만 시장 반응이 좋자 9000만대에서 1억대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오포는 5인치 풀HD OLED 스마트폰 `R7`과 6인치 `R7 플러스`를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5.5인치 풀HD OLED 스마트폰 `F1 플러스`를 선보였다. 현재 R7 미국 판매는 중단됐다. 주요 원인으로 빠듯한 OLED 수급이 꼽혔다.

오포가 출시한 `F1 플러스`.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셀카 기능에 중점을 뒀다. (사진=오포)
오포가 출시한 `F1 플러스`.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해 셀카 기능에 중점을 뒀다. (사진=오포)

중국에서 OLED 수요가 급증한 것은 플래그십 위주에서 중급형 모델로 OLED 채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2014년 OLED 패널을 채택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21개 모델이었지만 2015년에 약 50개로 급증했다. 올해도 오포, 비보, 화웨이, 메이주, 마이크로맥스, 샤오미, 하이센스, 콘카, 휴렛팩커드(HP) 등이 리지드와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은 하드웨어(HW)에서 차별화가 힘들어지면서 OLED 디스플레이가 소비자를 공략할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다. 최근 샤오미는 중저가 브랜드 `홍미 프로(Redme Pro)`에 OLED를 탑재했다.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계 선두로 올라서려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전략도 한몫했다.

삼성디스플레이 A1 생산라인에서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생산하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A1 생산라인에서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생산하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부터 대규모 설비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애플에 공급할 물량이다. 이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 2단계 투자를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확보할 추가 물량이 A2(5.5세대 리지드 OLED) 월 2만장, A3(6세대 플렉시블 OLED) 월 3만장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은 A2 월 150만장, A3 1만5000장이다.

내년까지 A3라인에서 8단계에서 최대 11단계에 이르는 투자와 LCD 생산라인 L7-1에 OLED 전환 투자가 유력하다. 추가로 리지드 OLED 월 19만장, 플렉시블 OLED 13만장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2018년까지 설비 투자가 이어지기 때문에 플렉시블 OLED는 총 월 18만장 규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이 침체해 설비 가동률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고객사의 요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애플이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시장 분위기를 빠르게 바꿔 놓은 확실한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