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이란산 원유 도입량이 서방 주요국의 이란 경제제재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상당 물량이 컨덴세이트인데 카타르가 독점해 온 공급구도를 이란이 깨면서 우리나라 정유·석유화학 기업도 경쟁효과를 상당부분 누렸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우리나라 이란산 원유 누적 도입량은 총 5722만7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 늘어났다. 전체 원유 수입물량에서 이란산 비중은 9.3%다. 이는 이란이 경제 제재를 받기 이전인 2011년 월간 평균 수준과 유사한 수치다.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올해 들자마자 급속도로 늘었다. 지난 1월에 전월 대비 264% 늘어난 646만700배럴을 시작으로 지난 5월엔 5년 만에 최대치인 982만2000배럴이 들어왔다. 도입 비중 은 올해 기준 최고치인 11%까지 올라섰다. 6,7월엔 각각 842배럴, 902만배럴이 들어왔고 도입 비중은 10%대를 유지했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이란산 원유 도입량은 8000만~9000만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원유 수입량은 2011년 연 8718만4000배럴을 찍고는 서방사회 이란 경제제재를 기점으로 이듬해 5614만6000 배럴, 지난해 3625만3000배럴까지 급감했다.
우리나라 기업별 도입에선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인천석유화학이 큰 손 역할을 했다. 7월까지 단독기업 물량으로 최대인 총 2267만톤을 구매했다. 같은 기간 SK에너지가 1771만톤을 들여왔으며, 현대오일뱅크도 1061만톤을 수입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매달 100만배럴 규모 이란산 원유를 도입해 온 한화토탈은 7월 들어 3배 가까이 늘어난 313만배럴을 도입했다.
이란산 원유 도입량이 급증한 것은 가격메리트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이란산 원유 상당량이 컨덴세이트다. 초경질 원유 성분으로 석유화학 연료인 나프타를 많이 함유한 고급원유다. 이란이 시장에 가세하기 전까지 이 시장은 카타르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아시아 시장 80% 이상을 홀로 점유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컨덴세이트 대표 유종인 카타르 DFC 기준 가격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시장 가격 대비 평균 2.5달러 가량 더 높게 거래됐다. 연초 배럴당 4달러 이상 높게 거래되다 이란이 시장에 가세한 5, 6월부터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시장 가격 보다 높다.
반대로 이란은 원유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가격 정책을 펴면서 단시간 내 점유율을 회복했다. 이 기간 SK인천석유, 한화토탈 등 컨덴세이트 수요 기업의 이란산 도입물량은 크게 늘어난 반면, 카타르산 구매 물량은 급감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 경제 제재 시절에도 우리 정유업계가 거래를 이어왔기 때문에 최근 거래시 약간의 할인 혜택까지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이란산 원유 도입량이 늘었지만 카타르와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상황은 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이란산 원유 도입 현황 (단위: 천배럴 / 자료:한국석유공사)>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