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가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새로운 기회를 맞는다. 치료비 부담이 가장 큰 유방암은 이르면 내년 초 국내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전망이다. 환자 부담을 줄일지 주목된다.
1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은 이르면 내년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를 국내 출시한다.

세계적으로 유방암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허셉틴이다. 지난해에만 세계에서 68억달러(약 7조7608억원)나 팔렸다. 매출 기준 글로벌 6위 의약품이다. 2014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세계 각국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에 근접했다. 셀트리온은 2014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에 대한 국내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올 4분기 중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글로벌 판매를 우선으로 한 만큼 국내 시판은 EMA 판매허가 획득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발 앞서 지난 4일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를 EMA에 판매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국내 식약처 판매허가 신청(2016년 9월)은 셀트리온보다 늦었지만, EMA 허가 신청은 앞섰다.
업계는 아직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아 정확한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지만,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30~35% 가까이 저렴할 것으로 예측한다. 경쟁 심화, 약가 정책 등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출시 전 제품가격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램시마 사례를 비춰볼 때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35% 이상 저렴하게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2014년 심사진료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암 환자가 입원·외래 등으로 지출한 치료비는 모두 4조2777억원으로 집계된다. 이중 유방암 환자 치료비는 전체 11%(4884억원)로 가장 많았다.

유방암 환자도 갈수록 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2011-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2011년 유방암 진료인원은 10만4293명에서 2014년 14만1379명으로 4년새 35.6%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280명이다. 2011년과 비교해 35.6% 늘었다.
이처럼 유방암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중 하나인데다, 발병률도 빠르게 증가한다. 진료비 부담도 덩달아 가중된다. 현재 병원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는 `허셉틴` 150밀리그램 가격은 51만7000원이다. 한번 투약할 때 450밀리그램씩 1년에 18번 맞는다. 연간 약값만 2800만원에 이른다. 항암제 투약과 동시에 이뤄지는 알레르기, 염증 반응과 각종 검사비용까지 합치면 3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국가마다 약가, 보험정책이 달라 확답하기 어렵지만, SB3가 출시되면 고가 의약품인 허셉틴과 비교해 환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만큼 환자는 같은 효능에 저렴한 의약품을 찾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도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큰 기대를 보인다. 환자 선택 폭을 넓히고, 치료비 부담을 줄인다. 장기적으로 국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도 기여한다.
다만 다른 질병과 달리 표적 항암제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어려운데다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돼야 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모두 임상 시험 결과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장기 복용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은 지켜봐야 한다.
임우성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교수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한다면 약가 인하까지 이어져 환자 치료비 부담이 줄고, 국가 재정 건전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