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소셜커머스 흔적 지웠다…판매자 `딜` 완전 종료

쿠팡이 오픈마켓 채널 `아이템 마켓` 도입 이후 패션 상품에만 허용한 판매자 `딜`까지 모두 종료했다. 소셜커머스 사업을 완전히 접으면서 로켓배송(직매입)과 오픈마켓을 양대 축으로 삼는 새로운 온라인 쇼핑 사업자로 탈바꿈했다.

쿠팡, 소셜커머스 흔적 지웠다…판매자 `딜` 완전 종료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패션 상품에 국한해 허용한 `딜` 등록·노출 서비스를 일괄 중단했다. 패션·의류잡화, 출산유아동, 스포츠·레저·자동차 등 부문에서 판매한 의류·가방·신발 등의 딜 운영을 일괄 종료했다. 딜은 열흘 안팎으로 기간을 지정,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소셜커머스 수익 모델이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 쇼핑 환경을 개선하고 판매자 매출이 지속 발생하는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아이템 마켓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패션 부문에서 딜을 종료하는 것도 이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지난 7월부터 각 배송 상품 카테고리에서 소셜커머스 형태 딜을 순차 종료했다. 아이템 마켓을 본격 가동하기 위한 조치다.

쿠팡은 이번에 패션 상품 딜까지 종료하면서 소셜커머스의 흔적을 완전히 지웠다.

쿠팡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변신하면서 상품 판매 관련 책임 범위를 최소화했다. 판매한 상품에 책임을 져야 하는 소셜커머스는 사후관리(AS), 반품, 환불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쿠팡은 오픈마켓 모델을 도입하면서 확보한 여유 자금을 배송망 정비, 인력 확보, 서비스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김범석 쿠팡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쿠팡은 로켓배송과 아이템마켓 사업에 전념한다. 딜은 쿠팡이 직접 진행하는 특가 기획전 등 일부 프로모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베이코리아 G마켓, 옥션이나 SK플래닛 11번가가 최근 도입한 사업 모델과 유사하다. 쿠팡이 국내 주요 오픈마켓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쿠팡은 그동안 쿠팡맨, 로켓배송 등으로 쌓은 인지도를 앞세워 아이템마켓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진입 장벽이 낮은 오픈마켓 특성을 활용, 아이템마켓 입점 판매자를 늘리고 고정 고객을 확보하면 수익을 지속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1조1337억원 가운데 80%를 로켓배송으로 벌어들였다.

업계는 쿠팡의 향후 행보가 온라인 쇼핑 업계의 사업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대중화에 따라 업종 경계를 넘나드는 사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송상품 딜을 중심으로 성장한 소셜커머스 티몬은 최근 생필품 전문 채널 `슈퍼마켓`과 여행 상품을 핵심 수익 모델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11번가는 지난 6월 오픈마켓 업계 처음으로 직영몰 전용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쿠팡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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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