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부답복철(不踏覆轍)

[프리즘]부답복철(不踏覆轍)
[프리즘]부답복철(不踏覆轍)

부답복철(不踏覆轍)이란 말이 있다. 선인(先人)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다.

최근 한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같은 실패가 두 번, 세 번 반복되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 결제가 문제다. 최근 국내 카드사는 모처럼 연합해 NFC시범사업존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표준을 적용, NFC 기반의 결제 생태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벌써부터 이 사업을 두고 정부와 기업 간에 손발이 안 맞는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가맹점에 NFC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확산시켜야 하지만 그 행위가 리베이트 제공 금지법에 저촉된다는 의견이다.

해외 글로벌 사업자는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NFC를 기반으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애플과 중국 인롄은 물론 비자, 마스터카드 등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이 속속 NFC 생태계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반면에 한국은 NFC 결제 사업 확대를 위해 몇 차례 대형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수요 예측 실패와 인프라 미비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대로 가다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한국은 기술 종속국이 될 가능성이 짙다. 내년 상반기면 구글 안드로이드페이까지 한국에 상륙한다. 그야말로 핀테크 기반의 모바일 결제 전쟁이 벌어질 태세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와 사업자 간 총론을 모으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NFC 기반 결제 관련 정보기술(IT) 인프라는 한국이 세계 최강이다. 기존의 교통카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모바일 결제에 이를 적극 활용하면 결제 관련 세계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

정부와 민간 사업자가 지혜를 모아 각종 인프라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과 법안 정비 등을 통해 실질 지원 방안을 내놔야 한다. 그 출발점은 NFC 결제 시장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