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거주 해외 엔지니어들 "스타트업 싫어요"

미거주 해외 엔지니어들 "스타트업 싫어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에서 온 개발자들이 스타트업을 회피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큰 회사를 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부정적 이민 정책 때문이다.

CNN은 “트럼프 당선자의 반 이민자 정책으로 엔지니어 등 해외 고급 인력의 스타트업 이탈 행렬이 빨라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불법 이민자 추방 의지를 보였다. 특히 전문기술을 가진 외국인이 미국에서 체류하며 일할 수 있는 H-1B 비자에 대해 “(미국)구직자에게 매우, 매우 나쁘다”며 “취임 이후 남용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정부가 연간 발급하는 H-1B 비자는 8만5000건이다. 신청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 올해 외국 근로자 23만6000명이 신청, 경쟁률이 2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술 노동자를 스타트업에 추천하는 채용사이트 트리플바이트 CEO 하지 타가르는 “H-1B를 보유한 엔지니어는 현재 회사보다 규모가 크고 외부 환경 대응능력이 뛰어난 대기업 이직을 서두르고 있다”며 “신생 기업이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법률 지원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최근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 CEO 간담회에서도 반 이민자 정책, H-1B 비자 문제는 주요 쟁점이 됐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H-1B 문제를 언급하자 트럼프는 해외 인력 채용에 대해 여전히 우려의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비용도 비싸고 복권 당첨 만큼이나 H-1B 비자 할당이 어려움에 따라 스타트업의 인력난은 갈수록 힘들 것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의 알렉시스 오하니언 공동창업자는 “앞으로 이민자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만약 유능한 해외 엔지니어들이 미국에서 창업, 취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미국 IT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