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이 디스플레이 시장 출사표..루멘스, 마이크로 LED 국내 첫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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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루멘스가 대기업이 주도해 온 디스플레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다.

정태홍 루멘스 사장은 5일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와 전광판용 LED 디스플레이를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매출 1000억원 규모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멘스가 3년여에 걸쳐 개발한 디스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피코프로젝터 등으로 활용 가능한 0.57인치 크기의 초소형 제품이다. 다른 하나는 전광판과 같이 실내외 광고 용도로 쓸 수 있는 중대형 모듈이다.

쓰임새는 다르지만 두 제품 모두 LED만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LED가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점, 즉 화소 역할을 한다. 다른 표시 장치가 필요 없다.

한 예로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LED는 LCD에 빛을 쏘는 광원 역할을 하는데 그치지만 루멘스 디스플레이에서 LED는 그 자체가 픽셀로 작동, 이미지와 영상을 표현한다.

LED 디스플레이는 일부 대형 전광판을 제외하고 그동안 상용화가 드물던 분야다. 특히 고해상도 구현이 쉽지 않았다. 루멘스가 개발한 제품은 각각 HD(초소형)와 풀HD(광고용)를 지원한다.

김진모 루멘스 수석연구원은 “수십만개의 LED를 배치하고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미세 공정 기술과 배열하는 기술 등이 어려웠다”면서 “이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루멘스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모듈. 이 작은 디스플레이 안에 92만개가 넘는 LED칩이 배치돼 있다.
<루멘스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모듈. 이 작은 디스플레이 안에 92만개가 넘는 LED칩이 배치돼 있다.>
루멘스의 실내외 광고용 LED 디스플레이 모듈(가운데). 모듈을 이어붙여 다양한 크기의 전광판이나 옥내광고용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루멘스의 실내외 광고용 LED 디스플레이 모듈(가운데). 모듈을 이어붙여 다양한 크기의 전광판이나 옥내광고용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루멘스 도전이 관심을 끄는 건 기술 진화로 이제 LED 업체도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루멘스는 그동안 LCD TV 광원으로 사용되는 LED 백라이트를 제조하는 일종의 디스플레이 부품 기업이었다. 그러나 LED만으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이제는 디스플레이 제조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영역 파괴 현상은 디스플레이 부품업체가 디스플레이 제조 사업에 진출하면서 가시화됐다. 이런 시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목격된다.

소니는 지난해 LED를 이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고, 애플도 2014년 LED 디스플레이 업체인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인수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LED 자체가 아직은 고가 부품이어서 LED 디스플레이의 적용 범위가 산업용이나 상업용 등으로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진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LED(발광다이오드)=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변환하는 반도체 소자다. 고효율, 장수성, 고내구성, 초소형 구현이 가능하다.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LED는 마이크로LED로 부른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