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3만원 넘보는 탄소배출권가격...작년보다 50% 오른 2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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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배출권(KAU) 거래 가격이 급등해 3만원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평균 거래 가격 1만7000원보다 무려 50% 넘게 오른 2만6500원을 기록했다. 정부 당국은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만에 하나 있을 `시세 조작`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LCD 공장의 온실가스 감축설비.
<LCD 공장의 온실가스 감축설비.>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기준 온실가스배출권 가격이 톤당 2만6500원으로 형성됐다. 이는 지난해 배출권 평균 거래 가격보다 50% 넘게 오른 수준이고, 배출권거래소 개장 이후 약 3배 상승한 가격이다. 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6월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로 예비분을 공급했을 때를 제외하고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은 오는 6월까지인 2016년 배출권거래실적 정산을 앞두고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이 미리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을 보여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장 정산 시즌이 닥친 것도 아닌데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원인에 면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배출권 시세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취하거나, 배출권거래제도 시행에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기 위한 움직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해당 연도 평균 가격 최대 3배까지 부과되는 불이행 과징금은 더 커진다.

대형 발전사나 대기업 입장에서는 문제되지 않아도, 중소기업에는 급등한 배출권 가격과 과징금이 회사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출권거래제 때문에 문을 닫는 중소기업이 등장하는 경우 정부는 `기업을 죽이는 과도한 환경 규제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배출권을 확보해 두려는 기업 심리는 이해하지만, 최근 가격 급등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시세 조작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가격 상승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의도적 시세조작 가능성을 배제하면 정부 수급 불균형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이 있었음에도 배출권 보유심리를 잠재우기에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진단했다. 정부가 지난달 조기감축량 인정과 추가 할당 등 공급 우위 정책을 펼쳤지만, 정책·제도 불확실성과 유상 할당 대비, 감축량 확대 등 요인은 이월 대응과 배출권 보유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지난해에 배출권 공급이 부족해 시장에서 물량을 구하기 힘들었던 경험을 했기 때문에 배출권이 넉넉한 기업은 팔지 않고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과도한 가격 수준이 아니라면 매물이 나오는데로 미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시장안정화 조치로 예비분 공급에 나서야 하는 기준 가격은 톤당 3만5000원으로, 아직 배출권 가격이 더 오를 여력이 남아있다.

김태선 에코시안 탄소배출권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배출권시장은 단기적 과열국면으로 해석된다”며 “배출권 가격이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정부 정책적 개입이 없다면 보합 내지 추세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정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로 배출권을 할당해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할당된 배출권 가운데 남는 부분의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감축 여력이 높은 사업장은 초과 감축량을 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감축 여력이 낮은 사업장은 배출권을 사서 초과분을 채워야 한다. 필요한 물량을 구매하지 못하면 톤당 평균거래가 세 배를 과징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온실가스배출권(KAU) 가격과 거래량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톤당 3만원 넘보는 탄소배출권가격...작년보다 50% 오른 2만6500원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