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음성인식 비서 장착 車 출시한다

아이오닉에 탑재 유력…전화걸기·길찾기 가능

현대자동차가 하반기에 독자 개발 중인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를 양산차에 첫 적용한다. 대상 차종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이오닉에 탑재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대차가 미국에서는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 등과 협업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편의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독자 개발에 나선 것이다. 2020년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 (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 (제공=현대자동차그룹)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차량IT개발센터는 올해 음성인식 비서를 탑재한 차량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음성인식 비서는 명령어 기반으로, 차내에서 음성으로 운전 중 전화걸기, 인포테인먼트 조작 등이 가능하다.

원하는 목적지를 말하면 내비게이션에서 길찾기 기능이 작동된다. 이는 애플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음성인식 비서 수준으로 끌어올려 상용화에 나선다.

현대차 음성인식 비서는 국내 IT 기업들이 출시한 기존 음성인식 비서보다 높은 응답성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가정에서 작동하는 다른 음성인식 비서는 잡음이 많은 차량에서는 오작동이 많다. 하지만 현대차는 소음, 진동이 많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운전자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 음성인식 비서 장착 車 출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구글, 아마존 등 외국 기업과 협업을 했지만 국내에서는 한글지원 측면이나 비용절감 차원에서 독자개발을 고수했다”며 “차량용 음성인식 기술은 내구성과 응답 정확성 확보가 관건인데, 현재 국내에서 해당 기술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 완성도를 갖췄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에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과 G90(국내명 EQ900)에 세계 최초로 아마존 AI 기반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탑재했다. 알렉사는 1000여개 이상 기능을 보유한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가상비서 서비스로, 아마존 사물인터넷(IoT) 기기 `에코(Echo)`를 비롯한 파이어TV, 아마존 탭 등에서 구현된다.

아마존 IoT 기기인 `에코`에 탑재된 가상비서 서비스 `알렉사`로 제네시스 G90을 원격조정할 수 있다.
아마존 IoT 기기인 `에코`에 탑재된 가상비서 서비스 `알렉사`로 제네시스 G90을 원격조정할 수 있다.

제네시스 G80과 G90은 아마존의 홈 무선인식서비스를 탑재해 에코를 통해 집안에서 자동차 잠금장치와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다. 또 음악을 틀거나 아마존닷컴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날씨나 기사를 읽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우버택시를 부르고, 피자 주문 등도 할 수 있다. 아마존 에코는 제네시스 G90 구매고객에게 제공되는 아마존닷컴의 기프트 카드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현대차 브랜드는 올해 초부터 구글 AI 음성인식 비서 `어시스턴트`와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를 연동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구글 `홈(Home)`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가 음성으로 차 시동을 켜고, 차 온도를 미리 설정해 둘 수 있다. 또 목적지 주소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현대차 브랜드는 올해 초부터 구글 AI 음성인식 비서 `어시스턴트`와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를 연동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 브랜드는 올해 초부터 구글 AI 음성인식 비서 `어시스턴트`와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를 연동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AI 기술을 적용한 음성인식 비서를 양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운영체제(OS)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 개발을 완료하고 하이퍼커넥티드카(초연결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와 차량이 소통할 수 있는 대화형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음성인식 비서는 지정된 명령어로 차량을 조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전한 AI 비서가 아닌 진보한 편의장비와 같다”며 “향후 AI 기술과 머신러닝 기술이 합쳐지면 차량이 운전자를 인식하고, 자주 가는 길, 자주 듣는 음악 등을 알아서 판단하고 교감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