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이용자가 직접 정한다…10년 강제규제 지나 '자율권'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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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가 5월부터 본인이 일정 범위 안에서 직접 설정하는 형태로 바뀐다. 최대 설정 한도도 현행 50만원에서 소폭 상향하는 안이 유력하다.

9일 정부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산업협회는 이달 내부 협의체와 외부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성인용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자율규제안을 확정한다.

업계와 정부가 논의하고 있는 자율규제안은 이용자 본인이 가능한 한도 안에서 스스로 결제 상한액을 정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결제액을 확인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이를 신고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자율 규제 총 상한액은 현행 50만원보다 높고 100만원보다는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예를 들면 업계 스스로 70만원을 월 결제 상한액으로 설정하고 이 안에서 이용자가 본인이 한 달 동안 쓸 금액을 미리 정하는 식이다.

시행 후 부작용을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상한액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인용 게임만 대상이다. 청소년 게임은 현행 틀을 유지한다.

엔씨소프트, 넥슨, 웹젠 등 성인용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1인칭슈팅(FPS)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가 해당된다. 중소업체 일부도 포함된다.

게임사 관계자는 “무제한으로 한도를 설정하거나 큰 폭으로 올리기보다 단계적으로 성인 이용자 결제 자율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전자신문 DB>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전자신문 DB>>

게임업계는 2007년부터 정부와 합의해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를 정했다. 2009년에 한 차례 기준을 올렸다. 현재 청소년게임 7만원, 성인용게임 50만원이 월 최대 결제 한도다. 법이나 규정에 명시하지는 않았다. 이를 어기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 분류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해당 규제는 성인 결제 자율권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모바일게임은 청소년과 성인을 통 틀어 결제 한도가 따로 없다. 이른바 '고포류(고스톱, 포커)' 게임만 월 결제 한도가 50만원이다.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에 이어 성인용 온라인게임 결제까지 자율 규제 범위에 포함, 법적 강제 규제를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와 동시에 자율권을 손에 쥔 만큼 이를 제대로 시행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홍 게임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성인 자율권을 침해하는 규제는 풀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게임업계가 자율권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한 만큼 제도가 정착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자율 규제에서 부작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과거보다 더 큰 역풍이 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제도를 시대에 맞게 현실화하는 동시에 이용자 보호 장치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게임 자율 규제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2016 지스타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2016 지스타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