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부출연연 기술사업화 한계는 전문인력 부재

[기자수첩]정부출연연 기술사업화 한계는 전문인력 부재

“과학기술계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기술사업화 성공률을 높이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기술사업화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나아질 것이 없습니다.”

투자업계 사람 이야기다. 출연연이 밀집한 대덕연구단지 기술사업화 전망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씁쓸했다. 대덕연구단지에 기술사업화 조직과 시스템, 정부 지원이 확대됐으니 조금은 나아졌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던진 질문이었다.

투자업계 말대로라면 기술사업화를 강조한 지난 정부도 과거와 다를 것이 없었다는 진단이다.

질문 방향을 바꿨다. 대덕에서 내로라할 만한 기술사업화의 성과물이 저조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사람'이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술사업화 전문 인력 부재가 문제라는 것이었다.

기술사업화 조직이 있지 않으냐고 하자 도리어 “그것이 근본 문제”라고 되짚는다. 출연연에서는 매일 연구 성과물이 쏟아지지만 이를 사업화로 연계시키려면 해당 기술을 정확하게 볼 줄 알고, 그 기술을 필요로 하는 민간과 매칭시켜 줄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이 밀집한 대덕연구단지 전경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이 밀집한 대덕연구단지 전경

대다수의 출연연 기술사업화 조직은 행정직이 담당한다.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출연연은 몇 안 된다. 전문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옥석을 구분하고 연계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으니 아무리 정부가 자금을 쏟아붓고 정책을 강화한다 해도 달라질 게 없다.

민간 업계와 달리 의사 결정 구조가 느린 것도 문제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때 발굴해 민간에 넘겨주는 과정이 민간보다 한참 뒤진다.

정부가 대덕을 중심으로 기술사업화 정책을 시행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력 시스템부터 바뀌지 않으면 기술사업화 성공률 제고와 우수한 혁신 성과를 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며칠 후 새 대통령이 정해진다. 차기 정부에서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봤으면 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